'유럽 덮친 코로나' 여자핸드볼 에이스 류은희, 프랑스서 급히 귀국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의 에이스 류은희(30, 파리92)가 귀국했다.
류은희는 지난 시즌까지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다 프랑스리그로 진출했다. 한국 현역 여자 핸드볼선수 중 유일한 해외진출이었다.
국내무대에서 류은희가 더 이상 이룰 건 없었다. 지난 시즌 여자 핸드볼 선수로는 처음으로 정규 시즌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핸드볼 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에 직행하는데도 일등공신이었다.
프랑스에 가서도 류은희는 빠르게 적응했다. 프랑스리그 첫 시즌 71골을 터트리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았다. 2월에는 3경기 18골로 '이달의 선수'에 뽑혔다.
류은희는 "파리는 큰 도시라 볼 것도 많고 한식 구할 데도 많다. 인터넷도 생각보다 빨라서 크게 불편한 건 없었다"며 "처음엔 내가 이 팀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님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더라. 자유로운 팀 내 분위기가 나와 잘 맞았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했다. 시즌 초반엔 언어가 안 통하면서 적응 시간이 필요했지만 후반기에는 포지션을 바꿔가며 출전시간을 많이 부여받았다. 그러다보니 경기력도 점점 올라갔다"고 좋은 성적을 낸 배경을 설명했다.
예정대로라면 프랑스리그는 5월 중순에 끝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럽 전역을 덮치자 프랑스 핸드볼협회는 시즌을 무기한 중단했다. 4월 초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현재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볼 때 시즌 중단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난 19일 두바이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고 급하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파리92는 갈수록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아지자 류은희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도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류은희뿐 아니라 파리92 소속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자국으로 돌아간 상태다.
류은희는 "18일 급하게 귀국이 결정됐다. 파리에서 바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구할 수 없어서 두바이를 경유해 19일 도착했다"라며 "프랑스리그가 언제 다시 시작할지 모르겠다. 시즌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이 좋아져 구단에서 부른다면 다시 프랑스로 가야 한다. 지금은 2주간 자체 자가 격리를 하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