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가족 걱정 태산이어도… 로맥의 프로정신, 대포로 증명했다

2020-04-17     김태우 기자
▲ 최근 청백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 제이미 로맥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4)은 최근 근심 걱정이 많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가족들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아시아를 건너 유럽과 북미를 강타했다. 처음에는 아시아가 심각하더니 이어 유럽이 공황 상태에 빠졌고, 미국은 어느덧 최다 확진자 및 사망자가 나온 국가가 됐다. 미국과 맞닿아있는 캐나다도 사정이 여유롭지 않다. 17일 오전 현재 캐나다의 확진자 수는 3만 명, 사망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섰다. 이제는 한국보다 훨씬 더 많다.

스프링캠프 기간 중 둘째를 얻은 로맥은 잠시의 휴가 기간을 보낸 뒤 한국에 들어와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다. 한국의 사정이 낫다는 것을 알기에 가족과 부모를 한국으로 부를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최근 무비자 협정이 중단되면서 까다로운 비자 절차를 거쳐야 하고, 캐나다 정부의 비자 업무도 중단되면서 둘째는 여권조차 발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히 신경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단과 동료들도 그런 사정을 안다. 조금 신경질적이어도 이해를 해주는 편이다. 하지만 로맥은 그런 게 전혀 없다. 티를 잘 내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묵묵하게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자신이 해야 할 것은 빠지지 않고 한다. 프로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올해가 KBO리그 4년차인 로맥은 경기에 집중하면서 걱정을 잊기로 했다.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시즌 개막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음을 아는 로맥은 최근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팀 청백전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귀국 후 한동안은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으나, 최근 장타를 집중시키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맥은 지난해 29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나 타율이 0.276으로 떨어졌고, 득점권 타율 및 승부처에서의 강인함이 다소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SK는 로맥의 지난해 성적이 바닥에 가깝다고 봤다. 가지고 있는 능력과 성실한 태도를 생각하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었다. 

로맥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 수치로 드러났던 약점인 빠른 공 및 몸쪽 대처를 향상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올해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온다. 로맥도 “가족 걱정이 많은데 차라리 빨리 시즌이 시작돼 뭔가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면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개인 성적과 가족의 안전. 로맥은 이 시간도 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길 기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