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 3방에 담긴 의미… SK 타선, 홈런군단 명성 향한 재전진
2020-04-22 김태우 기자
SK는 2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KBO 연습경기에서 6-3으로 이겼다. 연습경기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이기는 과정이 괜찮았다. 선발 박종훈이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선전했고, 불펜도 대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희망을 더했다. 여기에 6점을 모두 홈런으로 뽑아내며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었다.
1회 제이미 로맥이 기선 제압 투런포를 터뜨렸고, 3회에는 윤석민이 솔로홈런으로 뒤를 받쳤다. 여기에 3-1로 앞선 4회에는 고종욱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날 SK의 안타 개수는 8개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일발 장타의 힘으로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뽑아낼 수 있었다.
SK는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군단이다. 2017년에는 234개, 2018년에는 233개의 홈런을 치며 2년 연속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짜임새가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2~3점은 그냥 뒤집는 가공할 만한 홈런포에 상대 마운드가 진땀을 흘린 시기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팀 홈런이 117개(리그 3위)에 머물렀다. 전년 대비 절반이 사라졌다.
정교한 타격을 바탕으로 하는 팀은 아니었던 만큼, 홈런의 감소는 팀 득점력의 감소로 직결됐다. 공인구 여파라고 보기에는 SK의 홈런 개수가 지나치게 감소했던 것이 사실. 올해 SK가 중점을 둔 것도 바로 홈런 파워를 되찾는 것이었다. 팀 구성원이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는 없는 상황에서 SK의 타격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할 필요가 있었다.
이지풍 코치가 선수들의 몸을 세심하게 살폈고, 이 코치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자평할 정도로 선수들의 신체에 힘과 유연성 모두가 붙었다. 여기에 이진영 코치의 부임 이후 마냥 홈런을 치는 스윙을 한다기보다는, 타이밍을 앞에 두고 더 좋은 타구질을 만들어가는 훈련을 계속했다.
청백전에서 대다수 타자들의 타율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별개로 시즌이 다가올수록 홈런을 포함한 장타는 꾸준히 나오곤 했다. 로맥은 최근 절정의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고, 최정 이재원 한동민 등도 홈런의 맛을 보며 컨디션을 예열하고 있다. 21일 경기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이 기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준비 과정을 보면 지난해보다는 한결 나은 장타력을 기대할 만하다. 타선에 새 자원들이 가세하면서 경기 운영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염경엽 감독도 올해는 데이터팀의 자료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맞춤 타선을 찾겠다는 구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SK 타선의 변화가 진짜일지는 이제 곧 시작될 시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