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외출할까 가정 방문도"…코로나 버틴 대구고의 기세
2020-07-29 김민경 기자
대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만4203명 가운데 48.9%에 이르는 6939명이 대구에서 나왔다. 대구고 선수들에게 합숙과 훈련은 언감생심이었다. 대구고 코치진은 혹여나 어린 선수들이 답답한 마음에 외출했다가 감염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가정 방문을 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에 나섰다.
손경호 대구고 감독은 "2개월 정도를 통째로 쉬었다. 전혀 연습을 못 하고 (지난달) 주말리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다 떨어져서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주말리그 성적이 안 좋다. 4승2패로 저조했다. 타자들이 너무 안 터져서 답답한 경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걱정 속에 맞이한 첫 전국대회에서 대구고는 우승 후보 덕수고를 완벽히 제압했다. 대구고는 2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덕수고와 32강전에서 7회 9-2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지난 25일 배재고와 1회전에서 4-2로 역전승한 기세를 그대로 이어 갔다.
투수 2명으로 덕수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선발투수로 나선 3학년 우완 이정수는 2⅓이닝 3피안타 3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고, 2번째 투수로 나선 3학년 우완 서준우가 4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정수는 55구, 서준우는 50구를 던져 두 투수 모두 하루 쉬고 30일 열리는 유신고와 16강전에 나설 수 있다.
손 감독은 "서준우가 정말 잘 던졌다. 우리 팀 에이스를 맡고 있는데, 정말 침착하게 공을 잘 던졌다. 수훈 선수다. 오늘(28일)은 팽팽하게 가도 서준우를 유신고 경기(16강전)에 안 던지게 하더라도 끝까지 밀고 가려고 했다. (16강에 오르면) 3학년 강성민(우완), 서명현(우완), 이정수에 2학년에도 마무리 할 수 있는 투수들이 있으니까. 서준우를 계속 끌고 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손 감독은 "두정민은 파워 있고 잘하는 선수인데, 주말리그에 너무 헤맸다. 5, 6번은 쳐야 하는데 타순이 내려갔다. 3학년 정의훈, 박형준, 노석진이 해줘야 한다. 박형준은 타율이 1할도 안 되는 4번타자였는데(올해 8경기 타율 0.115 26타수 3안타), 팀 주장이기도 하고 상징적인 선수라 계속 4번으로 기용했다. 박형준이 결국 해줘야 경기가 풀린다. 배재고와 경기 마지막 타석에 처음으로 좋은 타구가 나왔다. 오늘은 100% 출루를 하면서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덕수고를 꺾으면서 팀 사기는 더욱더 올라갔다. 손 감독은 "지난해 전국체전 결승(4-6 패)에서 덕수고에 졌고, 지난해 청룡기(0-5 패)도 덕수고에 졌다. 아이들이 승리욕을 발휘해서 2연패 뒤에 이겼다. 그래서 기쁜 마음이다. 이 기세를 잘 이어서 청룡기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덕수고를 넘으니 디펜딩 챔피언 유신고다. 산 넘어 산이지만, 대구고의 기세도 대단하다.
손 감독은 "유신고는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인데, 투수력은 우리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투수들이 3점 이내로만 막아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