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SD 팀 MVP 트리오 중 하나” 美매체 깜짝 평가는 왜?
2021-09-16 김태우 기자
김하성은 15일(한국시간) 현재 106경기에 나가 타율 0.202, 6홈런, 29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269)과 장타율(.335)의 합인 OPS는 0.603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조정 OPS(OPS+)는 68로, 리그 평균(100)보다 조금 많이 떨어진다. 들쭉날쭉한 출전이 분명 원인이지만, 꾸준히 나갈 때도 확실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 김하성을 팀 최우수선수(MVP) 중 하나로 뽑는 시각도 있다. 미 스포츠전문웹진 ‘블리처리포트’는 16일 현 시점에서 선정한 MLB 30개 팀 MVP를 다루는 기사에서 김하성의 이름을 포함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김하성과 더불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조 머스글러브가 뽑혔다.
타티스 주니어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내셔널리그 MVP 후보 중 하나다. 머스글러브는 당초 원투펀치로 거론됐던 다르빗슈 유와 블레이크 스넬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인 상황에서 그나마 꾸준한 투수였다. 그런데 김하성의 이름은 사실 의외다.
하지만 이유는 있었다. 수비다. ‘블리처리포트’는 “파트타임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김하성은 총 3개의 내야 포지션에서 +17의 DRS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수비적인 공헌도를 높게 본 것이다.
DRS는 수비로 얼마나 실점을 방지했는지를 집계하는 지표다. 물론 공격이나 투구 지표에 비해 수비 지표는 아직 검증들이 더 필요하다. 김하성이 최고의 수비수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꼭 기록뿐만이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평가와 현지 언론의 호평 등에서 김하성은 ‘좋은 수비수’라는 인상을 심었다. DRS뿐만 아니라 다른 수비 지표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샌디에이고 팀 내에서 김하성의 수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0으로 독보적인 1위다. 2위는 역시 좋은 수비수로 평가되는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으로 0.9다. 꽤 차이가 난다. 이런 수비 지표까지 합친 전체 WAR에서 김하성은 1.8로 팀 야수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수비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샌디에이고다. 팀 사정이 급해 새로운 카드를 실험하기보다는 기존 멤버들의 컨디션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하성의 입지가 잘 펴지지 않는다.
하지만 김하성은 4년 계약을 맺었고 올해가 첫 시즌이다. 앞으로 3년의 계약 기간이 남았다. 일단 첫 해에 수비와 주루에서 확실한 인정을 받은 만큼 돌려 생각하면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