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만 44구·28분…1차지명 유망주, S존 잃었다
패전투수는 이민호가 아닌 함덕주였지만 일주일 동안 8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에서 첫 선발투수가 3이닝 만에 교체된 점은 분명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당장 11일 경기에서도 이민호가 5이닝을 채웠다면 함덕주가 6회 나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LG는 2-4로 져 kt와 3.5경기 차가 됐다.
이민호는 지난달 16일 NC와 경기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⅓이닝 동안 탈삼진을 11개나 잡았다. 데뷔 후 가장 압도적인 투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강렬한 투구는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 4경기에서는 13⅓이닝 동안 15실점, 평균자책점 9.45에 그치고 있다.
이 4경기에서 전부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 11일에는 몸쪽에 붙이려는 의도가 아니었는데도 슬라이더가 전혀 다른 방향을 향했다.
첫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에는 커맨드를 잃었다. 이민호는 1회 무사 1, 3루에서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실점했다. 2사 후에는 실책까지 나오면서 투구 수가 44개까지 늘었다. 1회가 끝났을 때 시간은 오후 2시 28분이었다.
2회와 3회에도 볼넷이 계속 나왔다. 피안타는 단 2개뿐이었지만 kt 타자들은 무리하게 공격할 이유가 없었다. 이민호의 공이 그만큼 이리저리 흩날렸다. 11일 경기만이 아니라 지난해부터 반복됐던 문제가 다시 재발했다.
LG는 30일 최종전까지 19일 동안 19경기를 치러야 한다. 선발투수를 골라 쓸 여유가 없다. 이민호는 여전히 LG 코칭스태프가 생각하는 선발 로테이션의 상수지만 지금은 그래서 문제다. 재정비할 틈 없이 계속 실전에서 살아나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제 입단 2년차로 언제든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었는데 너무 일찍 상수로 못박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