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점도 주지 않겠다"…13연패 끊어낸 아기 사자의 마음가짐 [인터뷰]

2022-07-25     박정현 기자
▲ 인터뷰 중인 삼성 라이온즈 투수 허윤동. ⓒ고척, 박정현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박정현 기자]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한 점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생각대로 잘 돼서 다행이다.”

허윤동(21·삼성 라이온즈)은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13연패 중인 삼성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원태인-데이비드 뷰캐넌을 내보내며 연패 사슬을 끊으려 했지만,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알버트 수아레즈를 불펜 투수로 쓰는 초강수에도 연패가 길어진 삼성은 막내 허윤동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허윤동은 이날 팀의 14연패 저지와 시리즈 스윕을 막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마운드에 섰다. 투구 내용은 완벽했다. 6이닝 동안 공 88개를 던져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을 챙겼다. 이외에도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와 최다 탈삼진(종전 5개) 기록을 새롭게 쓰며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허삼영 삼성 감독도 “힘든 상황에서 강한 투구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허윤동의 활약으로 긴 연패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뒤 만난 허윤동은 모처럼 활약에도 웃지 못했다. “계속해서 지다 보니 분위기도 많이 안 좋았다. 팬 분들께서 중계방송에 잡히는 것을 봤는데, 표정이 많이 안 좋으셨다. 그래서 죄송한 마음이 제일 컸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 삼성 라이온즈 투수 허윤동. ⓒ연합뉴스

이날 허윤동은 포심 패스트볼(60구) 구속이 최고 146㎞까지 나오며 평소보다 빠른 공을 던졌고, 슬라이더(24구), 체인지업(3구), 커브(1구) 등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허윤동은 “오늘(24일)은 초반부터 항상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고, 길게 던지는 것보다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던졌다.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에 잘 들어가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해 투구수를 많이 아낄 수 있었다”고 호투 요인을 짚었다.

이어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한 점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생각대로 잘 돼서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허윤동은 퀄리티스타트에 욕심을 냈지만, 선배들의 조언으로 마음을 비우고 마운드에 올라 효과를 봤다. “평소에 계속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싶어서 욕심도 나고 했다. 오히려 욕심을 내니 안 되는 것 같아, 오늘은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온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백)정현이 형이 ‘퀄리티스타트에 너무 목메지 마라’고 하셨는데, 잘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은 허윤동의 활약으로 13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7월의 첫 승을 기록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21살 아기 사자 허윤동에게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