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억 대체자들 안타를 못 친다…"왜 저러는지 물어봐줘"

2022-07-28     김민경 기자
▲ 두산 베어스 강승호(왼쪽)와 강진성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수석 코치한테도 그랬어, 쟤 왜 저러는지 좀 물어보라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2루수 강승호(28)의 최근 타격감을 물어보니 돌아온 답이다. 강승호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091(22타수 2안타)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이정훈 타격코치가 훈련할 때도 경기 중에도 강승호 옆에 바짝 붙어 계속해서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는 1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할 때 함께 있던 김재현 SPOTV 해설위원까지 붙잡고 "강승호가 왜 저러지는 좀 물어봐 달라"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국가대표팀 타격코치를 지낸 김 위원이기에 농담을 섞어 고충을 토로한 것이다. 

김 감독은 "강승호가 생각이 많다. 그리고 스타일 자체가 연습 때부터 공을 열심히 보려고 안 한다. 연습 때도 타이밍이 안 맞으면 그냥 헛스윙을 해버리니까. 공을 선으로 생각해서 정말 열심히 보는 습관을 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좋을 때는 또 안타를 치는데, 본인 뜻대로 안 되면 어떻게든 끝까지 공을 보고 칠 생각은 안 하고 급하게 덤빈다. 그러면 변화 있는 공에는 택도 없는 스윙이 나온다. 공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2루수 최주환(34)이 SSG와 4년 42억원 FA 계약을 하고 팀을 떠나자 보상선수로 강승호를 데려왔다. 타격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오재원(37)의 뒤를 이을 주전 2루수로 성장하길 기대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강승호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꾸준히 선발로 내보내며 주전으로 키우려 했는데, 타격이 너무 안 되다 보니 날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외야수 강진성(29)도 김 감독에게 고민을 안기는 선수 가운데 하나다. 강진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와 6년 100억원 대형 FA 계약으로 이적한 외야수 박건우(32)의 보상선수로 두산에 왔다. NC에서는 주전 1루수였지만, 두산 1루에는 양석환(31)이 있어 외야수 전향이 불가피했다. 김 감독은 강진성이 김인태(28)와 주전 우익수 경쟁을 하면서 때로는 오른손 대타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강진성은 2020년 NC에서 주전으로 도약한 뒤로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NC에서는 꾸준히 출전할 수 있어 한두 번 놓쳐도 만회할 기회가 있었는데, 두산에서는 선발로 출전해도 한두 타석 만에 교체되는 일이 잦아졌다. 1군 엔트리에 들어도 벤치만 지키다 2군행 통보를 받는 일이 허다했다. 1군 붙박이 생활을 경험한 강진성으로선 두산에서 적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34경기에서 타율 0.181(72타수 13안타), OPS 0.548, 7타점으로 고전했고, 지난 5월 8일 kt 위즈전부터 3개월째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강진성은 지금 타격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2군에서 근래 좋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어제(26일) 두 타석을 봤는데 타이밍이 공하고 전혀 맞지 않았다. (강)진성이가 지금 조금 조급한 것 같다. 타석에서 공을 잡아놓고 치지를 못한다. 본인이 잘하려고는 하고 있는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이 지금 더 잘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더 못하면 강진성이 나왔을 것이다. 그렇게 계속 내보내다 보면 감을 잡을 기회가 올 수 있는데, 그 전에 안권수가 확 튀어나오니까. 진성이가 나갈 수가 없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강승호와 강진성이 기본만 해줘도 두산은 후반기 5강 도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1군 무대에서 타격 재능을 충분히 보여줬던 타자들이기 때문. 두 선수는 한 타석, 한 타석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기 스윙을 보여주며 후반기에는 142억원짜리 선수들을 내주고 선택한 이유를 증명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