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챔프전 MVP가 이제는 가자미로…오세근 "3점슛? 수비와 궂은일이 더 기억에 남아"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인터뷰하기 창피한데..."
예전의 오세근(38, 200cm)이 아니었다. 공격이 아닌 수비와 궂은일을 먼저 얘기했다.
서울 SK가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 놓고 있다. 수원 KT와 4강 1, 2차전을 모두 잡았다.
2차전 승부처는 3쿼터 중반 터진 오세근의 3점슛 두 방이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상황에서 오세근이 3점슛을 연속해서 넣었다. 자밀 워니 수비에 집중하던 KT는 오세근의 외곽슛까지 막을 여력이 없었다.
오세근 득점으로 기세를 탄 SK는 이후 워니의 원맨쇼가 나오며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경기 후 SK 전희철 감독은 "(오)세근이의 3점슛 두 방이 컸다. 경기 중간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세근은 3점슛 3개 포함 9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벤치에서 나와 많은 시간 뛴 건 아니지만, 팀 플레이에 집중하며 SK 승리에 기여했다.
오세근은 "인터뷰하기 창피하다. 3점슛 2개 넣은 장면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것보다는 수비랑 궂은일에 더 힘을 쏟은 게 기억에 남는다. 수비와 궂은일에서 팀에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항상 좋은 수비가 있을 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오세근은 챔피언결정전 MVP였다. 당시 안양 KGC(현 안양 정관장) 소속으로 SK를 챔피언결정전 7차전 끝에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즌이 끝나고 SK로 이적했다. 중앙대 동기 김선형과 재회로 기대를 모았으나, 개인 성적은 고꾸라졌다.
노쇠화가 뚜렷했다. 두 시즌 전엔 평균 13득점 6.3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SK 유니폼을 입고 첫 시즌 8.4득점 4.9리바운드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야투성공률 42.9%는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
올 시즌은 출전 시간(평균 18분 54초)을 비롯해 득점(6점), 리바운드(3.2개), 야투성공률(39.6%) 모두 커리어 바닥을 찍었다.
이젠 주전도 아니다. 그럼에도 달라진 위치와 임무를 받아들이고 팀 승리만 생각한다. 누구보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선수로서 쉽지 않은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