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한 수비 준비하는 가스공사…강혁 감독 "속공 더 많아질 것"

2025-08-24     맹봉주 기자
▲ 강혁 감독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여름에도 쉴 수 없다. 어느 팀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강혁 감독의 영리한 시즌 준비가 돋보였다.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거친 몸 싸움을 장려하는 '하드콜'을 수차례 예고했다. 강혁 감독은 이에 맞춰 지난해 여름 강도 높은 압박 수비를 갈고 닦았다. 여러 팀들이 시즌 초반 '하드콜'에 당황할 때, 가스공사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며 치고 올라갔다.

시즌이 끝났고 가스공사는 또다시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변화가 있었다. 

지난 시즌 팀의 에이스이자 리그 득점 2위(평균 21점) 앤드류 니콜슨을 떠나보냈다. 대신 한국 대표팀에도 뛰는 등 KBL에 잔뼈가 굵은 라건아와 계약했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강혁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만콕 마티앙도 같이 간다. 

의도가 뚜렷하다. 바로 골밑 높이를 강화하겠다는 것.

강혁 감독은 "플레이오프까지 고려하며 외국인 선수 조합을 짰다"며 "플레이오프에 가면 수비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사이드가 강한 게 중요하다. 지난 시즌 인사이드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를)바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 정성우는 가스공가 압박 수비의 중심이다. 강혁 감독을 만난 정성우는 기량이 만개했다. 이번 여름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뽑혀 아시아컵까지 나갔다 ⓒ KBL

가스공사는 현재 필리핀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필리핀으로 출국(18일)하기 바로 하루 전 고양 소노의 허락을 받아 고양소노아레나 보조 체육관에서 오후 훈련을 펼칠 정도로 조금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가스공사표 압박 수비를 완성할 생각이다. 강혁 감독은 "필리핀 선수들은 굉장히 터프하고 빠르다. 이런 선수들을 상대로 압박 수비를 안 뚫리게 하고 싶다. 정교하게 압박 수비를 짤 계획이다"며 "이제 우리가 압박하는 건 다른 팀들이 다 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의 수비를 생각하고 있다. 수비에 변화를 주면서 역습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 이번 시즌 속공을 많이 할 거다. 지난 시즌은 스틸이 나오면 빠른 공격으로 연결해 득점하기보다 세트 공격으로 득점했다. 이번엔 공격에서도 변화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다가올 시즌 기대하는 선수로는 1996년생 삼총사를 뽑았다. "모든 선수들이 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그중에서도 전현우, 김국찬, 우동현 3명을 꼽겠다. 이 3명이 같은 나이다. 팀의 허리를 맡고 있어서 잘해줘야 한다. 이 3명이 중심을 잡아줘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잘해도 본전인 감독 자리지만 강혁 감독은 유독 팬들과 언론, 선수들 사이에 호평만 가득하다. 강혁 감독은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다. 타임 아웃 때 선수들에게 윽박 지르는 게 아닌, 조곤조곤 상황을 설명하고 전략과 전술을 짜는 모습이 좋은 인상을 남겼다.

강혁 감독은 "너무 좋게 봐주니까 좋다. 하지만 모든 감독님들이 똑같을 거다. 코트에서 선수들이랑 같이 호흡하면서 열정을 쏟는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고 재밌는 경기를 하다 보니 좋게 봐주는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라건아, 김국찬 등이 새로 영입됐고 정성우는 대표팀에 뽑힐 정도로 성장했다. 성공적인 아시아쿼터로 평가되는 SJ 벨란겔은 건재하다. 이번 시즌 가스공사 행보에 기대를 거는 팬들이 적지 않다.

강혁 감독은 "부상 없이 선수들이 뛰었으면 좋겠다"며 "먼저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 수준이 올라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다른 팀들이 워낙 좋아졌다. 지난 시즌 시작 전만 해도 '우리가 어느 팀을 이길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부딪히니까 좋은 경기가 나오더라. 일단 플레이오프에 가서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