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오심 인정받았다는데…'석연치 않은 실점' 韓 억울함 해소될 수 있을까

2025-09-15     신원철 기자
▲ 포수 이희성이 중견수 오재원의 송구를 받고 쩡셩언을 기다리는 장면. 심판진은 이 상황을 홈 플레이트 충돌 유발로 봤다. ⓒ 중계 화면 캡처
▲ 대만의 득점 인정에 망연자실한 석수철 감독 ⓒ 중계 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선수들을 눈물짓게 한 석연치 않은 판정. 결과는 돌리지 못하더라도, 다시 살펴볼 수는 없을까. 미국의 사례가 있다.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한 미국 감독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로부터 사실상 오심을 인정받았다고 했다. 

한국은 14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32회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 대만과 동메달결정전에서 2-3으로 졌다. 2-2 동점이던 7회초 수비에서 비디오 판독에 의해 홈에서의 아웃이 세이프로 정정됐고, 결국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되면서 1점 차 패배로 대회를 마치게 됐다. 

7회초 비디오 판독 결과, 또 그 비디오 판독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실점 상황은 2사 2루였다. 박지성(서울고3)이 5번타자 장팅이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2루에서 출발한 쩡셩언이 홈에서 넉넉하게 아웃됐다. 오재원(유신고3)이 앞쪽에서 타구를 끊고 홈으로 정확하게 연결했다. 포수 이희성(원주고3)이 2루주자 쩡셩언을 기다린 뒤 태그아웃하며 이닝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이때 이치키 마사오키 주심의 경기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다. 홈에서 아웃 세이프 신호를 보내지 않고 돌연 쩡셩언을 향해 퇴장 명령을 내렸다. 여기까지만 보면 당연히 홈에서 아웃이고,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쩡셩언에게 퇴장을 명령한 것 같다. 하지만 이후 대만 벤치에서 항의와 비디오 판독 신청이 이어졌다.

비디오 판독이 끝나자 대만 선수들이 환호했다. 아웃이 세이프로 정정됐기 때문이다. 석수철 감독 또한 격하게 항의했으나 심판진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희성이 송구를 잡기 위해 앞으로 나온 상태에서 쩡셩언의 경로를 막은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접전 상황에서 주루를 방해한 경우는 결코 아니었다. 짧은 송구를 받으려고 앞으로 이동한 상태에서 쩡셩언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한국 선수단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채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비디오 판독에 의해 정정된 상황을 경기가 끝난 현시점에서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이 이번 대회에서 연맹으로부터 오심을 인정받은 경우가 있었다. 

▲ 제32회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 ⓒ곽혜미 기자

미국은 지난 11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2-6으로 졌다. 1-4로 끌려가던 8회초 수비 도중에는 엑스타인 감독이 퇴장당했다. 무사 2루에서 후지모리 가이토가 투수 쪽으로 번트를 굴렸고, 콜 케니거가 1루에 송구하다 후지모리를 맞히면서 실책이 됐다. 엑스타인 감독은 후지모리가 지정된 주로를 벗어나 페어지역을 밟고 달렸다고 항의하다 퇴장당했고, 이 장면을 지켜본 일본 오구라 마사요시 감독은 후지모리가 정당한 주로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엑스타인 감독은 13일 일본 취재진에게 "내 주장은 정당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엑스타인 감독은 "규칙을 봐도 알 수 있지만 파울라인 밖에 주로가 있고, 주자는 그 주로를 달려야 한다. 영상을 보면 주자가 페어 지역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WBSC도 인정했다. 선수는 페어 지역을 달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WBSC에 판정의 정당성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한편 한국 선수들은 귀국 후 소속 팀으로 복귀한다. 하현승(부산고2)과 엄준상(덕수고2)을 뺸 나머지 18명의 고교 3학년 선수들은 17일 드래프트 결과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