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실점' 김서현 활용법 고민? 류지현 감독 "아니요, 계획대로 갑니다…체력 문제일 뿐"

2025-11-10     최원영 기자
▲ 김서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최원영 기자] 지독히도 길고 아픈 성장통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2차전 체코와의 경기에서 11-1로 대승을 거뒀다. 체코와의 평가전 2경기를 2승으로 마무리했다.

유일하게 한 선수만 웃지 못했다. 구원투수 김서현(한화 이글스)이다.

김서현은 이번 2차전서 2-0으로 앞선 5회말 구원 등판했다.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을 남긴 채 이닝을 끝내지 못하고 교체됐다.

첫 타자인 마르틴 무지크를 유격수 땅볼로 제압했다. 보이텍 멘식에겐 볼넷을 허용했다. 포수 조형우가 잡기 어려울 정도로 벗어난 공도 있었다. 후속 타자인 야쿠브 윈클러에겐 2루 땅볼을 유도해 2루에서 선행 주자 멘식을 포스아웃시켰다. 김서현은 2사 1루서 마렉 크레이치릭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밀란 프로콥에겐 1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다. 2-1로 쫓겼다.

2사 1, 3루서 한국은 투수를 신인 정우주(한화)로 교체했다. 정우주가 윌리 에스칼라를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해 불을 껐다.

▲ 김서현 ⓒ연합뉴스

이날 김서현이 마운드에 오르자 1만6100명의 만원 관중이 일제히 따뜻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김서현이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함께 기뻐했고, 아쉽게 볼이 되면 다 같이 더 큰 격려의 응원을 전했다. 김서현이 실점 후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박수만이 가득했다. 곳곳에서 "김서현 파이팅"이란 외침이 들렸다.

모두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서현은 올해 막바지부터 크게 흔들리는 중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10월 1일 SSG 랜더스전서 ⅔이닝 3피안타(2피홈런)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는 5-2로 앞서다 5-6으로 역전패를 떠안았다.

또한 김서현은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서 1이닝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했다. 평균자책점은 27.00까지 치솟았다.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서도 3경기 2⅔이닝서 2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3실점에 그쳤다. 1승 평균자책점 10.13을 기록했다. 등판할 때마다 대부분 악몽을 겪었다.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 일정을 끝마친 김서현은 지난 4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어 9일 체코와의 2차전에서 실전 등판에 나섰고,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 김서현, 조형우 ⓒ연합뉴스

2차전 승리 후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한화 선수들이 확실히 지쳐있는 것 같다. 게임 수(포스트시즌 10경기)가 많아서 그럴 것이다"며 운을 띄웠다.

김서현의 이날 부진도 체력 문제 때문인지 묻자 "그렇게 봐야 한다"고 답했다. 류 감독은 "올 시즌 김서현이 가장 잘할 때 패스트볼 구속을 보면 156~157km/h가 나왔다. 아시다시피 김서현은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스타일은 아니다"며 "컨디션이 좋을 때는 힘으로 누를 수 있는 투수였다. 그런데 시즌 후반부터 구속이 잘 안 나왔다. 이번에도 (평균 구속이) 151~152km/h였다. 체력이 떨어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총 투구 수는 21개였다. 변화구는 단 한 개도 구사하지 않은 채, 오직 패스트볼만 던졌다.

류 감독은 "벤치에서 사인을 준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김서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조형우 역시 "변화구 사인을 냈다. 하지만 굳이 사인을 밀어붙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2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김서현의 향후 활용법이 고민될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류 감독은 "아니다. 똑같이, 지금 짜놓은 계획 및 스케줄대로 할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이닝을 끝까지 맡기고 싶었는데 투구 수 때문에 교체했다. 안타깝지만, 투구 수 25개가 넘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바꿨다. 투구 내용보다는 투구 수 때문에 교체했다고 보시면 된다"고 부연했다. 김서현을 감싸안았다.

▲ 김서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