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가 열 받았는데, 왜 오타니가 방긋 웃나… 내년에 오타니 독주 막을 자가 사라지나

2025-11-10     김태우 기자
▲ FA 자격을 얻어 시장의 평가를 기다리는 카일 슈와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뉴욕 양키스는 올해 토론토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패퇴하며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양키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2009년. 이후 16년 동안 우승이 없는 것인데 이는 유구한 팀 프랜차이즈에서 ‘최강 기간 무관’ 기록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정도로는 팬들의 기대에도 차지 않는 양키스다. 오랜 기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함에 따라 압박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현지에서는 양키스가 오프시즌 적극적인 전력 보강으로 다시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벌써부터 ‘옆 동네’ 뉴욕 메츠의 클로저 에드윈 디아스에 눈독을 들인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또 하나의 유력 후보는 바로 올해 내셔널리그 홈런왕 카일 슈와버(32)다.

슈와버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와 4년 총액 79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올해로 이 성공적이었던 계약이 끝났다. 슈와버는 필라델피아에서의 4년간 총 627경기에 건강하게 나가 타율은 0.226에 그쳤으나 187홈런, 43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56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경력을 쌓았다. 

특히 2025년에는 162경기 전 경기에 나가 타율 0.240, 출루율 0.365, 56홈런, 132타점, OPS 0.928을 기록하며 홈런·타점 부문에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3년 연속 홈런왕을 노리던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와 치열한 홈런왕 레이스를 벌였으나 끝내 승리하면서 오타니의 독주를 막아냈다. 타점도 1위로 타격 2관왕을 기록하며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로 우뚝 섰다.

▲ 슈와버는 올해 내셔널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을 석권하며 오타니의 독주를 막아냈다

다시 FA 시장에 나온 슈와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이제는 외야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봐야 하고, 낮은 타율은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그러나 ESPN의 제시 로저스는 “뉴욕 양키스가 FA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타자 중 한 명인 슈와버 영입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면서 “만약 FA 시장에서 코디 벨린저가 팀을 떠날 경우, 슈와버는 양키스 타선의 균형을 잡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이유를 추측했다.

양키스는 올해 공·수 모두에서 좋은 활약을 한 코디 벨린저가 옵트아웃을 통해 FA 시장에 나갔다. 양키스도 벨린저 잔류를 희망하고 있지만, 만약 이적한다면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를 더 확보할 필요가 있다. 우타 쪽은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있으나 마땅한 좌타 거포가 없기 때문이다. 슈와버는 타율은 낮지만 적어도 홈런 파워에서는 확실한 대안이다.

특히나 우측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은 편인데다 펜스 높이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닌 양키스타디움이다. 스쳐도 담장까지 보내는 힘의 소유자인 슈와버와 이론적으로는 굉장히 궁합이 잘 맞는다. 양키스로서도 적당한 가격이라면 탐을 낼 만한 선수로 볼 수 있다.

▲ 저지와 스탠튼이라는 확실한 우타 거포가 있는 양키스는 만약 벨린저가 떠날 경우 좌타 거포 영입으로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슈와버가 실제 양키스로 이적하면 오타니의 홈런왕 독주를 막을 만한 선수가 있을지 의문이다. 오타니는 2024년 개인 첫 50홈런 고지(54개)를 밟은 것에 이어 올해는 개인 경력 최고인 55홈런을 기록하며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렸다. 보통 55홈런이면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지만, 올해는 슈와버가 하나를 더 쳤을 뿐이다. 그런데 슈와버가 양키스, 즉 아메리칸리그로 떠나면 마땅한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실제 통계 프로젝션 ‘스티머’의 2026년 예상 성적을 보면 오타니와 저지가 각각 43개로 예상치 1위고, 슈와버가 38개로 3위다. 내셔널리그는 후안 소토가 34개로 3위인데 차이가 꽤 많이 난다. 또 하나의 홈런 타자인 피트 알론소는 FA 자격을 얻어 내셔널리그에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 올해 슈와버에 막혀 3년 연속 홈런왕이 좌절된 오타니 쇼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