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홍명보 감독 허리 붕괴에 골머리 "최종예선 뛰던 선수들이 거의 없다"...플랜B 조짐 "사흘간 최선 다해 새로운 조합 만들겠다"
[스포티비뉴스=천안, 조용운 기자] 연이은 부상 악재에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변수를 이겨낼 섬세한 관리를 다짐했다.
홍명보 감독은 11월 A매치를 앞두고 강한 긴장감과 묵직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파주 시대를 끝내고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첫 소집을 진행하며 “올해 마지막 평가전이고, 지금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시간”이라고 단호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 평가전 이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대표팀을 재점검했다. 그는 “새롭게 전술을 만들 시간은 없었다. 기존의 플랜을 이어가면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북중미 월드컵까지 7개월 남겨둔 시점이라 이제는 실험이 아닌 확인의 단계를 선언했다.
때마침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날 대표팀은 천안축구센터를 처음 마주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처음 들어갔던 2001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며 “한국 축구의 미래가 이곳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책임감을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표팀 선수들이 호텔과 버스 이동에 시달리던 환경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집다운 집을 갖게 된 데 기쁨이 컸다. 홍명보호가 출범하고 항상 대표팀은 쫓기든 숙소와 훈련장을 옮겨 다녀야만 했다.
다만 새 환경의 기쁨을 오래 누릴 여유는 없었다. 이번 11월 소집은 시작부터 악재가 겹쳤다. 황인범을 시작으로 백승호, 이동경까지 연달아 부상으로 제외되며 대표팀 중원은 사실상 붕괴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홍명보 감독도 "허리가 사라졌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최종예선 멤버가 거의 없다"며 "기존 구성을 새롭게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남은 사흘 동안 최선을 다해 중심을 다시 세워야 한다"라고도 했다.
화제였던 조규성 발탁에 대해서는 한층 신중했다. 그는 "조규성에게 너무 많은 기대는 부담이 된다. 지금은 선수에게 회복이 더 필요하다"며 "대표팀은 우울했던 시간을 벗어나 자신감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출전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오현규에 대해서는 "현재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득점 감각과 활동량을 높이 평가했다.
훈련 환경이 크게 개선된 만큼 선수단 집중력도 기대된다는 의견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축구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편안한 휴식과 집중력 높은 훈련 환경"이라며 "운동장 잔디도 선수들이 만족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식사는 먹어봐야 안다"라고 웃어 분위기를 가볍게 풀었다.
머지않아 냉정한 현실로 돌아왔다. 11월 A매치는 한국이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에서 2포트에 진입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경기는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2포트에 들어가는 게 시급하다"며 "승리가 전부"라고 재차 강조했다.
월드컵까지 약 7개월. 누구도 확정할 수 없는 미래도 거론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누구도 내년 6월에 어떤 상황에 놓일지 모른다. 지금도 그랬고 앞으로도 불확실함은 계속된다. 그래서 모든 선수의 기회는 열려 있다"라고 꾸준함을 요구했다.
더불어 "부상으로 월드컵에 못 나가는 건 선수도 팀도 가장 안타까운 일"이라며 앞으로 7개월 동안 체계적인 관리도 당부했다.
최근 돋보이는 양민혁(포츠머스)의 승선 배경에 대해서는 "부족했던 포지션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주문했던 부분을 잘 수행했다"라고 평가했다.
준비 과정에 대해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까지 공식 경기는 4경기 남았으니까 이기고 자신감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선수들 못지않게 중요한 감독 본인의 컨디션을 묻자 "심리적으로도 좋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선수로 치면 경기력이 좋은 상태에서 들어왔다"라며 담담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