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류지현호' 투수들, 문동주 "기죽었다" 너털웃음…몸 상태는 "훨씬 좋아졌다"
[스포티비뉴스=김포공항, 최원영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 우완 선발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는 12일 김포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는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평가전 2경기에 함께할 예정이다.
일본전 등판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문동주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지난달 31일까지 한국시리즈 일정을 소화했다.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까지 강행군을 이어갔다. 사흘간 짧은 휴식 후 지난 4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지난 8~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와의 평가전 2경기에 문동주를 기용하지 않았다.
문동주의 일본전 출전 여부에 관해서도 류 감독은 "지금은 감독이 욕심부릴 시기가 아니다. 시즌을 마무리한 뒤 피로도가 분명 있을 것이다"며 "우리의 목표는 이번 일본과의 평가전이 아닌 내년 3월 초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거기에 맞춰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최대한 신중하게, 말을 아꼈다.
12일 출국 전 만난 문동주는 "감독님, 코치님들과 이야기 나누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 가서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른다"며 "몸 상태는 똑같다. 한국시리즈 1차전 때보다는 더 좋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소집 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형과 함께 훈련을 잘 소화 중이다. 체코전엔 나서지 않았는데 일본에선 일단 최대한 열심히 준비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당시 도쿄돔에서 투구해 봤다. 문동주는 "사실 난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 크게 좋은 기억은 없다"며 "도쿄돔 자체는 좋다. 야구장이 정말 크고 웅장하다. 왜 '도쿄돔', '도쿄돔' 하는지 알것 같았다"고 웃으며 돌아봤다. 그는 "그래서 동료들에게 크게 이야기해 줄 것은 없다. 이번에 좋은 기억을 만들고 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동주는 2023 APBC 당시 호주전에 등판해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도쿄돔 마운드는 한국 구장보다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동주는 "사실 2년 전이라 크게 기억 나진 않는다. 한국에서도 고척돔이나 우리팀 홈구장(대전 한화생명볼파크)의 마운드가 높은 편에 속한다"며 "정확한 건 모르겠지만 난 대전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척에서도 높은 마운드에서 훈련해 왔기 때문에 괜찮다"고 덤덤히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한일전 키포인트로 '구위형 투수'를 꼽았다. 문동주는 "구위형 투수가 유리한 건 사실인 것 같다. 타자를 상대할 때 유리하기 때문이다"며 "그 구위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투구한다면 도움이 될 듯하다"고 전했다.
대표팀 훈련 도중 대단하다고 느낀 선수가 있는지 물었다. 문동주는 "모든 투수가 그렇다. 캐치볼하다가 기죽었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는 "실제로 보니 다들 더 좋더라. 멀리서 투구하는 걸 보면 이 정도로 체감할 수가 없다. 타석에 들어설 수도, 공을 잡아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며 "가까이에서 함께해 보니 정말 기가 죽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류지현호는 내년 3월 5일부터 WBC 1라운드 C조 경기에 돌입한다. 체코, 일본, 대만, 호주를 차례로 만난다. 일본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문동주는 "내가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일본전이 중요하다는 것은 여기 있는 모든 선수가 알고 있을 것이다"며 "투수든 타자든 한 번 상대해 보면 조금 더 눈에 익는다. 나도 이번 평가전을 통해 타자들이 타석에서 실제로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등을 살필 것이다.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