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성문, MLB에서는 타율 0.230이 더 현실적” 혹평도 괜찮아? 김혜성 이상 받을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두드리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당장 리그 최고 투수들인 코디 폰세와 드류 앤더슨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송성문(키움)과 강백호(KT)라는 국내 선수 또한 빅리그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키움과 6년 보장 120억 원에 계약한 송성문은 대표팀 일정이 끝나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할 예정이다. 무조건 가는 건 아니다.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금액 제안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키움도 포스팅에 이득이 생기고, 송성문 또한 안정적인 여건에서 빅리그 도전이 가능하다. 빅리그에서의 입지는 계약 총액이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송성문은 지난 2년간 KBO리그 최고 내야수 중 하나로 불렸다. 2023년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타자였지만, 2024년 142경기에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가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을 수확하며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했다. 당초 메이저리그와는 한참 떨어져 있던 선수가 갑자기 도전장을 내밀게 된 배경이다.
대박 계약은 송성문 측도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필요한 팀이라면 2~3년 계약 기간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성문은 3루수는 물론 2루수도 볼 수 있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기준에서는 그렇게 비싸지 않을 전망이라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할 멀티플레이어가 필요한 팀이라면 입찰에 합류할 만하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는 송성문이 지난 2년간 타격에서 많이 발전했고, 이에 메이저리그에서도 일정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고 결론지었다. ‘팬그래프’는 최근 발간한 송성문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2022년 이전까지 송성문은 풀타임 타석 경험이 없었고, 2024년 이전까지는 눈에 띄는 장타력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체격이 한층 단단해졌고, 뒷다리에 체중을 싣는 과감한 스윙 메커니즘으로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3루수로서 충분히 경쟁 가능한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팬그래프’는 가장 관건이 될 송성문의 타격에 대해 “스윙 완결 동작 때 1루 방향으로 몸이 크게 열리는 공격적인 스윙이 특징이다. 그는 큰 레그킥으로 시작해, 상체를 몸이 허용하는 한도까지 폭발적으로 회전하며 공을 강하게 때리는 스윙을 구사한다”고 특징을 설명하면서 “이 덕분에 플러스급 당겨치기 파워가 생겨났고, 콘택트 비율은 약간 떨어졌어도 여전히 8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몸쪽만이 아니라 바깥쪽 높은 공도 반대 방향(좌측 방면)으로 보낼 수 있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팬그래프’는 송성문이 타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에서도 활용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팬그래프’는 “송성문은 공격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다양한 부가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3루 수비 시 공을 기다렸다가 강한 송구로 처리하는 스타일이며,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 다양한 각도에서의 정확한 송구, 한 발로 던질 때의 안정된 밸런스, 그리고 수비 리듬 감각이 뛰어나다”면서 “또한 평균 이상 주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 2년간 파워 상승과 함께 도루 능력도 폭발했다. 2024년 이후 도루 48회 시도 중 46회 성공이라는 압도적인 성공률을 자랑한다”면서 수비와 주루에서도 일정 수준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팬그래프’는 “현재까지 송성문은 좌·우완 상대 성적 차이가 거의 없고, KBO리그에서 경험한 시속 91마일(약 146㎞) 수준의 평균 구속에는 충분히 생산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Synergy’ 데이터 기준, 2024년 존 바깥의 공에 스윙하는 비율이 약 30% 수준으로 상승했고, 이에 바깥쪽 높은 코스의 빠른 공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결론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는 KBO리그 때보다 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팬그래프’는 이와 같은 약점을 지적하며 “따라서 최근 2년간 타율 0.327이라는 숫자가 말하는 것보다는 실제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능력에서의 위험은 더 높다고 평가된다”면서 “현실적으로 0.330의 타율 재현보다는 0.230 수준의 타율이 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0.230의 타율로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3루라면 더 그렇다. 그러나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면 최악의 숫자는 아니다. 실제 메이저리그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의 타율은 0.250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송성문은 주력과 수비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소가 있다. '팬그래프' 또한 "수비력, 주루 능력, 그리고 자신의 로우 파워를 활용하려는 태도 덕분에, 송성문은 다른 태평양 연안의 더 화려한 이력을 가진 타자들에 비해 실패 확률이 적은 선수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즉, 팬그래프는 메이저리그 주전도 아닌, 그렇다고 마이너리그 수준도 아닌 백업 정도를 예상했다는 것인데 사실 이는 송성문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봐야 한다. 일단 키움의 포스팅 기준을 통과할 만한 제안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김혜성이 다저스와 했던 3년 보장 1250만 달러 계약이 일단 첫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