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학 학생들의 ‘화합’으로 탄생한 첫 ‘라이온 매치’...대학스포츠 신호탄
[스포티비뉴스=수원, 윤서영 기자] 경희대학교와 한양대학교가 19일 첫 스포츠 교류전 ‘더 라이온 매치(The Lion Match)’를 열며 경쟁을 넘어 ‘화합’을 중심 가치로 하는 새로운 대학 스포츠 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행사는 양교가 모두 사자를 상징으로 삼는 대학이라는 공통점에서 착안해 기획됐으며, 농구·축구 두 종목에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이번 라이온 매치는 단순한 대항전이 아닌 “학생들이 서로를 만나고 하나가 되는 자리”를 지향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도 세 학교 학생회장 모두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화합’이었다.
박성민 경희대 체육대학 학생회장은 이번 교류전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이 행사는 경희대 대외협력처 김도균 처장님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이후 학생회가 기획과 집행을 맡아 7월부터 한양대 ERICA·서울캠퍼스 학생회와 꾸준히 만나 공동 준비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첫 회인 만큼 불확실성도 컸다면서 “사전 참여 인원을 예측할 수 없어서 개회식 직전까지 가장 긴장됐다. 그런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모여 응원해 줘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고건형 한양대학교 ERICA 예체대학생회장은 ‘왜 경희대–한양대 조합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두 학교 모두 로고와 상징이 사자다. 자연스럽게 공통된 아이덴티티를 중심으로 ‘라이온 매치’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고, 서로의 상징성을 살리는 교류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답했다.
이번 행사의 핵심 가치는 ‘경쟁보다 화합’을 기준으로 잡았다.
김도형 한양대 서울캠퍼스 예술체육대학 학생회장은 “이런 형태의 교류전이 처음이라 경쟁 의미도 있겠지만, 그 안에서도 화합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봤다. 운동부 학생들이 일반 학생들과 어울릴 기회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하나 되는 시간이었으면 했다”라고 강조했다.
고 회장도 "세 캠퍼스가 떨어져 있어 준비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함께 즐긴다’는 기조가 중요했다. 그래서 학생회도 따로 움직이지 않고, ‘한 팀’처럼 운영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더 많은 종목을 고려했지만, 첫 회인 만큼 현실적인 규모로 조정됐다.
박 회장은 “원래는 야구·배구까지 포함해 이틀간 치르는 안도 있었지만, 첫 회 진행 특성상 이동 문제, 참여율 등을 고려해 가장 보편적인 농구·축구로 시작했다”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하프타임 릴레이 슛, 축구 계주 같은 이벤트 역시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생각이 많았던 고 회장은 “첫 행사라 응원 문화가 뚜렷하지 않았다. 일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이벤트 경기를 추가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요소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이벤트 경기를 통해 관람 중심의 학내 스포츠 문화를 넘어, 직접 뛰어보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포함돼 대학 내 생활체육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학생들에게 이번 행사가 어떤 의미였으면 좋겠는가”라는 고민에 세 학교 학생회장의 생각 모두 ‘화합’으로 모아졌다.
박 회장은 “단과대 내부 행사에만 머무르던 체육대학에 처음으로 다른 단과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다.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가 나뉘어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 간 연결도 약했는데, 스포츠는 진입 장벽이 낮아 모두가 함께할 수 있다. 오늘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안산에 ERICA 캠퍼스가 있어 경희대 수원 국제 캠퍼스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고 회장도 “경쟁보다 화합이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관심사·진로를 공유할 기회가 됐고, 서로 교류하는 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화합의 장’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이 기반인 김 회장은 “세 캠퍼스가 멀리 떨어져 있어 평소 교류가 어렵다. 하지만 ‘한양’이라는 이름 아래, 그리고 ‘사자’라는 상징 아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경희대와도 같은 상징을 공유하는 만큼 더 큰 소속감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행사 확대 필요성은 모두가 똑같다. 고 회장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매년 열리는 행사로 발전했으면 한다”라며 “향후 체육대학 연합을 넘어 학교 전체가 참여하는 교류전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희대·한양대는 정례화와 종목 확대를 검토 중이며, 첫 회에서 확인한 높은 참여율과 학생 반응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