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태형 두산 감독-장정석 넥센 감독-류중일 LG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세 팀은 올해 극명한 천적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20일 잠실 LG전에서 10-3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올 시즌에만 LG에 패 없이 13연승을, 지난해부터는 15연승을 질주했다.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져도 13승3패의 절대 우세고 나머지 3경기에서도 두산이 훨씬 마음 편한 위치에 있다.

두산은 올 시즌 LG전 13경기 팀 타율 3할5푼1리로 LG 마운드를 무너뜨리고 있다. 같은 잠실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사뭇 다른 팀 컬러는 두 팀의 맞대결 희비도 갈라놨다. 큰 것 한 방과 세밀한 수비가 공존하는 두산과 다르게 공수 세대 교체를 겪고 있는 LG는 긴장감 있는 경기에서 자꾸만 꼬이고 있다.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정규 시즌 우승 매직넘버 '4'를 기록 중인 두산은 LG만큼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팀에 우세를 점하고 있다. 그런 두산이 가장 상대 전적에서 처져 있는 팀은 서울 이웃집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넥센이다. 넥센은 두산에 18~29일 2연전 승리를 가져오며 8승6패를 기록, 올 시즌 최소 상대 전적 5할 이상을 확보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넥센을 만나면 투수 운용이 계획대로 잘 흐르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대로 장정석 넥센 감독은 "지난해 개막 5연패 후 감독 첫 승도 두산이었는데 당시 3연전 스윕을 했다. 선두 팀이고 무서운 강팀이지만 우리 선수들 눈빛을 보면 맞붙을 만한 자신감이 있다"고 특별한 인연을 전했다.

선두 두산에도 '싸움닭'처럼 맞붙는 넥센은 반대로 LG에 올 시즌 5승11패로 9개 팀 중 가장 약했다. 16차전을 모두 치른 가운데 7월까지는 LG전 9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4연승을 달리다 이달 12일 마지막 16차전에서는 정주현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하며 LG의 11승5패 절대 우세로 시즌을 마쳤다.

이처럼 극적인 우세와 열세는 다음 경기에서 상대를 만나는 양팀의 마음가짐을 바꿔 놓는다. 상대를 꼭 잡고 복수하겠다는 독기가 오를수도 있지만 지면 안된다는 부담감이 반대로 발목을 잡기도 한다. 반대로 이기는 팀은 상대를 은근히 기다릴 정도로 여유를 보인다. 올 시즌 유독 갈리는 서울 팀들의 희비는 중위권 싸움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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