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이교덕 기자] 미르코 크로캅(40,크로아티아)은 재대결 필승의 사나이다. K-1 등 입식격투기 무대에서 어네스트 호스트나 레미 본야스키 등에게 2차전 패배를 당한 적이 있지만, 2001년 데뷔한 종합격투기에선 두 번째 만난 상대에게 반드시 승리를 기록했다.

가브리엘 곤자가(35,브라질)가 여섯 번째 희생자. 8년 전 곤자가에 하이킥 실신 KO패를 당한 크로캅은 지난 12일(한국시간) 폴란드 크라크푸 타우론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UFN, UFC FIGHT NIGHT) 64'에서 곤자가에 엘보우 파운딩을 연달아 터트려 3분 30초 레프리스톱 TKO승을 거뒀다.

①후지타 카즈유키- 1차전 TKO승(2001.8.19) / 2차전 TKO승(2002.12.31) 
②반더레이 실바- 1차전 무승부(2002.4.28) / 2차전 KO승(2006.9.10) 
③케빈 랜들맨- 1차전 KO패(2004.4.25) / 2차전 서브미션승(2004.12.31) 
④조쉬 바넷- 1차전 TKO승(2004.10.31) / 2차전 판정승(2005.10.23) / 3차전 서브미션승(2006.9.10) 
⑤이시이 사토시- 1차전 TKO승(2014.8.23) / 2차전 TKO승(2014.12.31) 
⑥가브리엘 곤자가- 1차전 KO패(2007.4.21) / 2차전 TKO승(2015.4.11) 

크로캅은 3년 5개월 만에 UFC로 돌아오면서 복수전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곤자가 전을 앞두고 UFC 공식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젊은 파이터들과 싸우는 건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곤자가와 로이 넬슨, 마크 헌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같은 UFC 헤비급 파이터들은 내 심장을 뛰게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제 그의 다음 타깃이 궁금하다. 과거 크로캅에 패배를 안겼고 현재 UFC에서 활동하는 파이터는 곤자가를 제외하고 총 7명.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마크 헌트 △주니어 도스 산토스 △프랭크 미어 △브랜든 샤웁(라이트헤비급 전향 가능성) △로이 넬슨 △올렉시 올리니크가 데스노트에 이름이 올라갈 후보다.

■ 스포티비뉴스에서 꼽은 '보고 싶은 크로캅 재대결 베스트 5'

5위- 크로캅이 타격전에서 완전히 밀린 상대가 주니어 도스 산토스(31,브라질)다. 2009년 9월 UFC 103에서 도스 산토스의 압박에 활로를 찾지 못한 크로캅은 3라운드 눈에 이상을 호소하며 경기를 포기했다. 무기력한 패배였다.

산토스는 현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에 두 차례나 패하고 날개가 꺾인 상태다. 크로캅에게 좋은 상성은 아니지만, 최근 스티페 미오치치 전에서 스피드가 현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전력이 약화가 눈에 띄여 도전해볼 만하다.

▶1차전 결과- 크로캅, 3라운드 2분 눈 이상 호소 TKO패(2009.9.19) 
상대의 최근 경기- 도스 산토스, 스티페 미오치치에 5라운드 판정승(2014.12.13) 
크로캅의 승산- 20% 
한줄평- 동생 미오치치 복수까지 1석 2조 

4위- 로이 넬슨(38,미국)은 2011년 10월 UFC 137에서 크로캅에 3라운드 펀치 TKO승을 거둔 상대다. 2라운드 넬슨의 그라운드 크루시픽스에 깔려 체력이 소진된 크로캅은 3라운드 넬슨의 라이트 펀치를 맞고 충격을 입은 후, 백포지션에서 파운딩 연타를 맞아 패했다.

후일 크로캅은 당시 넬슨 전을 준비하다가 이두근과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파트너였던 팻 배리와 스파링을 하다가 이두근과 인대에 아찔한 통증을 느껴 그날 밤 의사에게 찾아갔더니 긴급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난 경기 출전을 결심했다. 수술을 하면 6~9개월 동안의 회복기간이 필요했다. 다음 경기를 마냥 기다리기 싫었다"고 말했다.

넬슨은 최근 5경기 1승 4패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크로캅 2차전은 넬슨에게 분위기 반전이 될 수 있는 매치업. 넬슨은 지난 12일 크로캅의 승리를 보고 SNS에 "크로캅 축하해. 우리 올드보이들은 여전히 한 방이 있다. 그는 재대결 전적 6승 무패를 기록했다. 나도 재대결들을 원한다"면서 크로캅과 파이팅포즈를 취한 과거 사진을 올렸다.

1차전 결과- 3라운드 1분 30초 크로캅 파운딩 TKO패
상대의 최근 경기- 넬슨, 알리스타 오브레임에 3라운드 판정패(2015.3.14)
크로캅의 승산- 40% 
한줄평- 서로를 향하는 사랑의 작대기

3위- 프랭크 미어(35,미국)는 2010년 9월 크로캅에 실신 KO승을 거뒀다. 크로캅은 특별한 위기 없이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 3라운드 1분 여를 남겨두고 공격 속도를 높였는데, 여기서 미어의 기습적인 니킥에 맞아 쓰러졌다.

남아있는 복수전 상대 중에선 크로캅이 가장 해볼 만한 상성의 스타일이다. 지난 2월 안토니오 실바를 펀치 KO로 꺾어 4연패에서 탈출한 미어는 오는 7월 토드 더피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미어는 복수전 상대로 인기가 높다(?). 미어에게 두 차례 패한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도 은퇴하기 전, 꼭 미어와 재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한다.

1차전 결과- 3라운드 4분 2초 크로캅 니킥 KO패
상대의 최근 경기- 프랭크 미어, 안토니오 실바에 1라운드 1분40초 KO승(2015.2.22)
크로캅의 승산- 55% 
한줄평- "노게이라, 미어를 내게 양보해주시길"

2위- K-1 전설들이 프라이드를 거쳐 UFC에서 다시 만난다? 스토리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대결이다. 1974년 동갑인 크로캅과 마크 헌트(41,뉴질랜드)는 K-1 링에서 처음 만났다. 네덜란드 장신 킥복서들이 독식해오던 K-1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벨트를 2001년 허리에 감은 헌트는 이듬해 2002년 3월 크로캅과 맞섰다. 여기서 크로캅은 강력한 하이킥으로 헌트를 다운시키는 등 챔피언의 위세를 무너뜨렸다. 결과는 5라운드 종료 크로캅의 3대0 판정승.

2005년 12월 이들은 종합격투기 룰로 다시 격돌했다. 당시 크로캅은 효도르, 노게이라와 함께 프라이드 흥행을 이끌던 헤비급 빅3였다. 하지만 이번엔 헌트의 역습이 성공했다. 2004년 12월 반더레이 실바를 꺾어 프라이드 '남제'의 깜짝스타로 발돋움한 '슈퍼사모안'은 2005년 남제에서도 크로캅에 판정승을 거두는 저력을 과시했다.

10년이 지나 두 파이터의 위치는 또 뒤바뀌어 있다. 헌트는 UFC 헤비급 잠정챔피언 타이틀전까지 치른 톱랭커가 됐다. 다시 돌아온 크로캅이 헌트를 만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것이 사실. 그러나 상대를 가리지 않는 헌트는 크로캅의 재대결 도전에 흔쾌히 "물론"이라고 답할 만하다. 많은 팬들이 기대할 만한 매치업. 파워에서는 분명히 밀리지만, 레슬링 싸움이 없는 스탠딩 싸움으로만 간다면 크로캅에게도 승산은 충분하다.

1차전 결과- 크로캅 3라운드 종료 2대1 판정패(2005.12.31)
상대의 최근 경기- 마크 헌트, 파브리시우 베우둠에 2라운드 2분27초 니킥 KO패(2014.11.15)
크로캅의 승산- 35% 
한줄평- K-1→프라이드→UFC까지 이어질 역사적인 동갑 라이벌

1위-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불필요하다고 하다지만, '만약' 크로캅이 2003년 11월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38,브라질)에게 종합격투기 첫 번째 패배를 당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생겼을까? 더 빨리 효도르를 만나 정상에 올랐을까? 아니면 천둥벌거숭이가 돼 더 처참한 추락을 맛봤을까? 돌이켜보면, 노게이라가 크로캅의 파이터 인생에 중대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서 또 다른 가정. 각자의 최전성기 때 만난 두 파이터가 '만약' 파이터 인생의 끝자락인 각자의 은퇴전에서 다시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두 선수들에게도, 두 선수들의 성장과 쇠퇴를 함께 지켜봐온 팬들에게도 승패를 떠나 의미있는 한 판이 될 것 같다.

노게이라는 앞으로 2경기 정도 더 치르고 은퇴를 하겠다고 공언한 상태. 크로캅은 UFC와 3경기 계약을 맺고, 그 첫 번째로 곤자가를 꺾었다. 선수로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두 파이터의 재대결은 특별한 역사적인 명승부가 될 것이다.

1차전 결과- 크로캅 2라운드 1분45초 암바 서브미션패(2003.11.9)
상대의 최근 경기-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로이 넬슨에 1라운드 3분37초 펀치 KO패(2014.4.11)
크로캅의 승산- 60% 
한줄평- 첫 번째 패배를 안긴 파이터와 마지막 은퇴전에서 만난다면? 

※주의- 알리스타 오브레임도 크로캅과 아직 해결하지 못한 비즈니스가 있다. 2008년 9월 드림에서 맞붙었으나 오브레임의 로블로로 경기가 무효 처리됐다. 전적 상 복수전은 아니지만, 크나 큰 고통을 줬다는 점에선 '실질적인 복수전'이 될 수 있다.

크로캅이 반드시 피해야할 상대는 올렉시 올리니크이다. 재대결한다고 남는 것은 크게 없는데, 상성 상 크로캅에게 쥐약과 같아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올리니크는 2013년 11월 크로캅에게 넥크랭크로 승리하고 옥타곤에 입성했다. 60전 50승 1무 10패로 서브미션 승리만 41승이다.

[사진] ⓒUF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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