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비너스' 서예담(24, 파라에스트라 청주)이 "학교나 잘 다녀라"고 도발하자, '케이지 김연아' 서지연(18, 더 짐랩)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지연은 "이모, 마치 베테랑처럼 얘기하는데 어차피 이모도 2전째 아닙니까. 그리고 별명이 비너스가 뭡니까. 너무 웃기다. 속옷 이름을 따라 한 것입니까"라고 반격했다.

두 선수는 오는 18일 KBS스포츠월드(구 88체육관)에서 열리는 TFC 14 메인 카드에서 51kg 계약 체중으로 싸운다.

서지연은 독설을 더 보탰다. "서예담은 비너스가 아니라 만화 '날아라, 슈퍼 보드'에 나오는 사오정처럼 생겼다. 말할 때마다 독나방을 날리는 것 같다. 별로 신경을 안 쓴다.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원래 두려운 개가 더 짖는 법"이라고 말했다.

서지연은 네트볼(농구와 비슷한, 주로 여자가 하는 스포츠) 출신으로, 유도를 배우고 싶었지만 친구들의 권유로 지난해 1월 주짓수와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타격을 배운 지 2주 만에 출전한 TFC 아마추어 리그에서 펀치로 상대를 꺾으며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7전 전승의 무패 행진을 달렸다.

지난 1월 TFC 드림 2에서 아마추어 무대에서 한 차례 이긴 적 있는 도다영과 다시 싸워 프로 데뷔전을 TKO승으로 장식했다.

서지연은 실력으로 존재감을 증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모, 입담은 모두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이 우선이다. 론다 로우지를 봐라. 실력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았지만 이후 하락하자 금세 잊히고 있지 않나."

서지연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다. 관계자들이 그의 잠재력에 엄지를 들어 올린다.

서지연을 발굴한 박태혁 관장은 "집념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정말 초원에서 힘껏 뛰어다니는 한 마리의 야생마처럼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언제나 체육관에 가장 먼저 나와서 가장 늦게 나간다. 난 믿는다. 반드시 이 아이는 세계 최고의 격투가가 될 것이라고"이라고 기대했다.

박태혁 관장의 말에 전찬열 TFC 대표 역시 동의했다. "근래 이렇게 당차고 맹랑한 여성 파이터는 처음 본다. 지난 세미나 때 지연이와 스파링을 해본 뒤 더 확신을 느꼈다. 타격은 간결하고 정확했다. 더 짐랩이 주짓수 체육관임에도 레슬링과 태클도 웬만한 선수보다 잘하더라. 정말 놀랐다. 그라운드만을 고집하지 않는 별종이다. 싸움의 획이 크단 걸 알 수 있다"고 칭찬했다.

서지연의 상대 서예담은 TFC 주짓수몰 리그에서 박가영, 장윤정을 연달아 파운딩으로 제압했다. 주짓수 파란 띠로 그라운드 기술이 좋다. 여러 주짓수 대회에서 꾸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0월 파라에스트라 코리아 챔피언십에선 여성부가 없어 남성부 64kg급에 출전해 3위에 올랐다. 근력이 매우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서지연 측은 경기를 지켜보면 서지연의 가능성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태혁 관장은 "여고생 서지연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곧 있으면 알게 된다. 매력에 푹 빠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TFC 14 메인이벤트는 최승우와 김재웅의 페더급 타이틀전이다. 코메인이벤트는 코리안 탑팀 이민구와 부산 팀 매드 정한국의 명문팀 자존심 대결이다. 오는 18일 오후 6시부터 SPOTV+에서 생중계한다.

TFC 14 대진

- 메인 카드

[페더급 타이틀전] 최승우 vs 김재웅
[페더급] 이민구 vs 정한국
[여성 51kg 계약 체중] 서예담 vs 서지연
[페더급] 임병희 vs 나카무라 요시후미
[라이트헤비급] 김두환 vs 라마잔 무카일로프
[페더급] 윤태승 vs 다카하시 겐지로
[밴텀급] 황영진 vs 김동규

- 언더 카드

[웰터급] 안재영 vs 박건환
[웰터급] 김형주 vs 네마툴라 자리포브
[웰터급] 한복수 vs 최민혁
[페더급] 홍준영 vs 정상호
[밴텀급] 김승구 vs 박태웅
[밴텀급] 차범준 vs 윤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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