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3개월. UFC는 다양한 이야기로 풍성했다. 2017년 1분기를 5가지 키워드로 살펴본다.

# 괴물

괴물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프란시스 은가누(30, 프랑스)와 데릭 루이스(32, 미국)가 올해 헤비급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은가누는 지난 1월 UFC 온 폭스 23에서 안드레이 알롭스키를 KO로 이겼다. 통산 9연승, UFC에서만 5연승, 3연속 1라운드 피니시였다. 랭킹은 5위까지 치솟았다.

이제 톱클래스 파이터들을 노린다. 케인 벨라스케즈, 알리스타 오브레임, 주니어 도스 산토스 등 상위 랭커와 붙고 싶다며 칼을 간다.

루이스는 지난달 UFC 파이트 나이트 105에서 트래비스 브라운에게 역전 KO승 했다. 앞차기를 맞아 배가 아팠지만, 고통을 참고 역전 드라마를 썼다.

은가누 바로 뒤, 랭킹 6위에 올라 있는 루이스는 이제 마크 헌트를 상대한다. 오는 6월 11일 헌트까지 꺾으면 UFC 7연승을 달성한다.

# 미들급

계체를 자주 실패한 웰터급의 두 사고뭉치가 미들급으로 올라와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UFC 206에서 미들급 랭커 팀 케네디를 꺾은 켈빈 가스텔럼(25, 미국)은 지난 12일 UFC 파이트 나이트 106에서 비토 벨포트를 TKO로 이겨 미들급 2연승을 달렸다.

케네디와 벨포트를 은퇴하게 만든 가스텔럼은 또 '전설 사냥'에 나선다. 오는 6월 4일 UFC 212에서 앤더슨 실바와 경기한다.

전 웰터급 챔피언 조니 헨드릭스(33, 미국)도 지난달 UFC 파이트 나이트 105에서 치른 미들급 데뷔전에서 이겼다. 헥터 롬바드를 판정으로 꺾었다. 오는 6월 26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2에서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팀 보우치와 대결한다.

두 선수의 다른 점은 헨드릭스가 "이젠 절대 웰터급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는 반면, 가스텔럼은 "미들급과 웰터급 정상에 서겠다"며 웰터급에 미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라샤드 에반스(37, 미국)는 지난 5일 UFC 209 미들급 데뷔전에서 댄 켈리에게 덜미를 잡혔다. 1-2로 판정패했다. 그러나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 연이은 부상에 신음했던 그는 계속 도전하겠다며 다음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

▲ 코너 맥그리거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 경기를 꿈꾼다.

# 세월

영원한 챔피언은 없는 법. 세월을 이길 선수는 없다.

전 웰터급 라이트급 챔피언 BJ 펜(38, 미국)이 지난 1월 UFC 파이트 나이트 103에서 무서운 신예 야이르 로드리게스의 폭풍 발차기에 허무하게 무너졌다.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비토 벨포트(39, 브라질)는 자신보다 빨랐던 켈빈 가스텔럼의 펀치 연타에 쓰러지고, "한 경기만 더 치르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9일 UFC 파이트 나이트 107에서 24살 말론 베라에게 KO로 진 38살 브래드 피켓(영국)은 25승 14패 전적을 남기고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 잔치

소문은 났는데 정말 먹을 건 없었다. 1분기에 열린 두 번의 PPV 대회는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겼다.

지난달 12일 UFC 208 메인이벤트 여성 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선 저메인 데 란다미(32, 네덜란드)가 홀리 홈(35, 미국)에게 판정승했다. 기억에 남는 건, 라운드 종료 버저가 울리고 터진 데 란다미의 기습 펀치와 홈의 앙칼진 기합뿐이다.

지난 5일 UFC 209 메인이벤트 타이론 우들리와 스티븐 톰슨의 웰터급 타이틀전도 졸전에 가까운 지루한 판정 경기였다. 둘 다 카운터펀치만 노리고 상대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도전자 톰슨은 물론이고, 벨트를 지킨 챔피언 우들리도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 러시아)는 토니 퍼거슨(33, 미국)과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전을 앞두고 감량 도중 쓰러져 UFC 209에 나서지 못했다. 누르마고메도프가 코너 맥그리거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던 팬들에게 신뢰를 잃고 말았다.

다음 PPV 대회는 다음 달 9일 UFC 210이다.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와 도전자 앤서니 존슨이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전을 펼친다.

# 외도

UFC에서 가장 화제의 체급은 라이트급, 화제의 인물은 코너 맥그리거(28, 아일랜드)가 아닐까. 맥그리거가 플로이드 메이웨더(40, 미국)와 복싱 경기에 관심을 갖고 있어 시끌시끌하다.

문제는 맥그리거가 라이트급 타이틀 방어전을 치를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것. 지난해 네이트 디아즈와 웰터급에서 두 번 싸우느라 페더급 전선이 엉망이 됐던 때와 비슷하게 돌아간다. 맥그리거는 올가을 메이웨더와 경기하고 싶다고 밝히는데, 라이트급 타이틀전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다.

맥그리거는 영국의 케이지워리어스 페더급 라이트급 챔피언이었다. UFC에선 페더급에 이어 라이트급 챔피언벨트를 거머쥐었다. 그런데 4번 챔피언에 오를 동안 단 한 번도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 적이 없다.

맥그리거의 이 기록은 계속 유지될까요? 올해 UFC를 관통할 키워드가 바로 '맥그리거의 외도'다.

남자의 외도는 대개 파멸이지만, 시어머니 UFC가 은근히 외도를 부추기고 있어 이 혼란의 결말을 예측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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