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아빠는 딸'에서 17세 여고생 연기를 펼친 배우 윤제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윤제문이 돌아왔다. 묵직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가 아닌, 깃털처럼 가볍고 유쾌한 캐릭터다. 영화 아빠와 딸에서 윤제문은 사춘기 10대 소녀를 연기한다.

‘10녀 소년이 아니라, 10대 소녀?’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제대로 본 것이 맞다. 분명 10대 소녀다. 윤제문은 뜻밖의 사고로 하루 아침에 아빠와 몸이 바뀐 여고생 윤도연을 연기한다. 얼굴은 47세 만년 과장 원상태지만, 그 몸 안에는 여고생의 영혼이 들어 있다.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뀐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서로가 원해서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의 나무 앞에서 네가 내 삶을 한번이라도 살아 봤으면 좋겠어!”라고 싸운 그날 밤, 교통사고가 났고, 두 사람은 몸이 바뀐 채 병원에서 눈을 떴다.

아빠의 몸으로 들어간 도연, 그러니까 아빠는 딸에서 윤제문이 연기하는 사람은 바로 도연이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코믹 연기는 영화의 관전 포인트고, 윤제문이 보여주는 여고생의 사랑스러움은 극적 재미를 높인다. 17세 여고생을 연기하기 위해 실제 자신의 딸을 관찰했고, 정소민을 말투를 알기 위해 대본을 녹음해 들으며 참고를 했다.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고 했지만, 스크린에 펼쳐지는 윤제문의 17세 여고생 연기는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잔망스러운 표정과 말투, 몸짓 등 완벽한 소녀로 변신했다. 47세 중년 가장의 무게는 잠시 지우고, 여고생으로 빙의한 윤제문을 만났다.

◆ 이하 윤제문과 나눈 일문일답.

Q. 영화는 어떻게 봤나.

재미 있었다. 일반 관객과는 반응이 다르니까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보면 긴장을 한다. 의외로 반응이 좋더라. 많이 웃으면서 본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코미디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혹시라도 오바를 한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이 됐다. 잘 다듬어져 표현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 말 줄임 문화를 이해 하지 못했다고 털어 놓은 배우 윤제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Q. 남자의 몸으로 여고생을 연기할 때, 과하게 표현 될까봐 걱정이 들기도 했겠다.

내가 여고생을 경험해 본 것이 아니지 않는가. 상상을 하면 도움은 되겠지만,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딸이 두 명 있는데, 딸들을 관찰하고 정소민의 톤을 녹음해서 참고를 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재미도 있고 욕심이 나서 출연을 결정 했는데, 막상 촬영을 하려고 보니 실제 연기와 차이가 나더라. 재미있게 하려다 보면 오바를 하게 되고, 절제를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초반에 균형 잡기가 힘들었다.

Q. 여고생 문화를 많이 알아야 했을 텐데,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 있었나.

말 줄임은 도저히 모르겠더라. 둘째가 고등학교 3학년인데, 집에서는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의미가 이해되지 않았다. ‘핵노잼’ ‘개이득같은 단어는 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그런 부분은 이해가 힘들었다.

Q. 씨스타 춤을 정말 잘췄다.

5일에서 6일정도 배웠다. 굉장히 힘들었다. 아이돌 노래를 잘 듣지 않는다. 뮤지컬을 해 본적도 없고 춤 역시 춰 본적이 없다. 영화 역할을 위해 소화해야 하니까 열심히 했는데 춤을 배울 때는 정말 힘들었다.

Q. 집에서는 어떤 아빠인가.

다들 비슷하다. 품 안의 자식이 아니다. 자기 세계가 형성되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갖길 원하고, 비밀이 많아지면서 대화가 줄어든다. 주로 엄마와만 이야기를 한다. 촬영을 하면서 지방 촬영 때문에 나가 있는 날이 많으니까, 대화는 줄어들고 소원해 진다. 집에서 딸들을 만나면 밥 먹었니?’ ‘반찬 뭐야?’ ‘학원은 어때?’ 정도의 대화를 나누고 속 깊은 이야기는 안 하게 되더라.

Q. 많이 서운할 것 같다.

섭섭한 부분도 있다. 학교에서 자기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항상 아내에게 들어야 하니까 서운하긴 하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생각이 많아지긴 했지만, 집에서 크게 변화가 있거나 그러진 않는다. 하하.

▲ 배우 정소민을 칭찬한 윤제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Q. 정소민과 호흡을 맞췄는데, 어떤 후배인가.

처음 만났을 때 고등학생인 줄 알았다. 귀엽고 예쁘더라. 첫 마디가 몇 학년?’이었다. 막 웃더라. 연기자 후배로 보면 멋있다. 외모는 애기 같고 예쁜데, 현장에서 보면 욕심도 많고 책임감이 강하다. 연기도 잘 하고, 멋진 후배인 것 같다.

Q. 지금까지와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미지 변신을 위해 선택한 작품인가.

아니다. 과거에는 이미지에 대해 고민을 하기도 했다. 조폭 영화에 건달 역할로 세 작품 연속 출연을 하니 조폭 전문 배우라고 이야기 하더라. 그때 고민을 하면서 조폭이나 건달 영화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거절했다. 다른 작품을 하는데, 그래 봤자 비리 경찰이다. 바꿔도 거기서 거기다. 하하. 이미지 변신이 무의미하다. 시나리오가 재미 있었고, 캐릭터가 욕심 났다. 언제 이런 역할이 또 오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로맨스나 멜로 시나리오가 들어 온다면 그것도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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