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29)이 터키 리그에서 두 번째 정상에 오른 소감과 앞으로 일정에 대해 밝혔다.

김연경의 소속 팀 페네르바체는 3일(이하 한국 시간) 터키 이스탄불 부르한펠렉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터키 여자 프로 배구 리그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를 세트스코어 3-0(25-20 25-18 25-23)으로 이겼다.

5전3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페네르바체는 3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페네르바체는 터키 리그에서 4번(2008~2009, 2009~2010, 2010~2011, 2014~2015) 우승했다. 2011년 터키 리그에 진출한 김연경은 2014~2015 시즌 MVP를 거머쥐며 우승을 경험했다.

올 시즌 김연경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시즌 초반 복근 파열과 대상포진 등으로 고생했다. 경쟁 팀과 비교해 선수 영입이 적극적이지 못했던 페네르바체는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았다.

▲ 김연경 ⓒ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그러나 조직력으로 똘똘 뭉친 페네르바체는 올 시즌 터키 컵과 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힘든 상황도 많았지만 이를 이겨 내며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김연경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엑자시바시와 펼친 준결승을 어렵게 이긴 점이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를 결승까지 잘 이어 갔다. 준결승이 끝난 뒤 열흘간 잘 준비한 점이 생각보다 쉽게 이길 수 있었던 배경 같다"고 덧붙였다.

아쉬운 점은 올 시즌 내내 팀의 기둥 임무를 해낸 김연경이 '무관'에 그쳤다는 것이다. 챔피언 결정전 MVP로는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가 뽑혔고 공격수 상은 갈라타사라이의 세다 토카틀리올루(터키)에게 돌아갔다.

김연경은 '솔직히 아쉽다고 말하지 않으면 거짓말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MVP가 아니어도 베스트 스파이커(공격수)나 개인상을 받을 줄 알고 있었다. 터키 리그에서 워낙 많은 상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안 주기로 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연경은 개인상보다 팀이 우승한 점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을 많이 받았기에 이제는 다른 선수들이 받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라. 우승으로도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

여자 배구 최고 리그인 터키에서 김연경은 모든 것을 이뤘다. 리그와 컵 대회는 물론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2011~2012)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는 "정말 터키에 있는 동안 많은 것을 이뤘다.  우승은 열심히 연습하고 고생한 것을 보상 받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어디로 가든 리그 우승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김연경이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다. 올림픽 메달이다. 김연경은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이야기했듯 올림픽 메달이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이다"고 밝혔다.

올림픽 메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김연경은 국가 대표 소집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리그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페네르바체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김연경 붙잡기에 나섰다.

김연경은 "다른 리그로 갈 수 있고 터키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신중하게 생각해서 잘 선택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김연경은 구단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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