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이바나 네소비치(왼쪽)와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리나 스미르노바 ⓒ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동, 정형근 기자] 모두의 예상이 빗나갔다. 높은 순위 선발이 예상된 이리나 스미르노바(27·러시아)가 드래프트에서 결국 뽑히지 않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2017 프로배구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12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 앰버서더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드래프트는 지난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120개의 구슬을 차등으로 넣어 추첨을 실시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순위 지명권을 얻어 이바나 네소비치(29, 세르비아)를 선발했다. 2번째 선발권을 받은 GS칼텍스는 파토우 듀크(32, 세네갈)를 뽑았다. 현대건설은 다니엘라 엘리자베스 캠벨(23, 미국), 흥국생명은 테일러 심슨(24, 미국)을 호명했다.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활약한 매디슨 리쉘, 알레나 버그스마와 재계약을 맺었다. 

트라이아웃 연습 경기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이바나는 4개 구단 감독에게 1순위 선수였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드래프트에 올 때부터 1번은 이바나라고 생각했다. 몸이 건강하고 인성이 좋은 선수를 찾는 데 초점을 뒀다"고 이바나 선발 소감을 밝혔다. 드래프트 권한이 있는 3개 구단의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한목소리로 이바나를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했다. 

문제는 2순위 선수였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이리나가 ‘2순위’ GS칼텍스의 선택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리나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드래프트 종료 후 GS 칼텍스 차상현 감독에게 그 이유를 들었다. 

“처음에는 이리나를 관심 있게 봤다. 하지만 이리나의 적극성이 부족하고 성의 없게 보이는 행동이 있었다. 적극적이지 않은 면이 있어서 잘못 데려가면 팀 분위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감독님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리나 선수가 파이팅이 조금 더 있었으면 모두가 이리나를 선택했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 와서 가장 중요한 점 가운데 하나는 팀 선수들과 융화를 이루는 것이다. 이 점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행운의 1순위’로 이바나를 택한 김종민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리나의 배구 실력은 좋은데 성격이 문제였다. 각 구단 감독님들이 공통적으로 걸렸던 점 같다. 데리고 있으면 향수병이 걸릴 수 있는 스타일이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 시즌 동안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배구의 특성상 팀 분위기를 헤칠 수 있는 선수는 감독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지녔어도 팀에 적합하지 않다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건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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