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낙천적이고 열린 성격이다. 원래 kt에서 뛰었던 조니 모넬과 딴판이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청주, 김건일 기자] 분위기와 팀 사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김진욱 kt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단년 계약인 외국인 선수를 대하는 방법도 다르지 않다. 질책보다는 격려다.

시즌 초반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할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이 1할대 타율에 2군에 내려가는 등 타격 부진에 허덕일 때 김 감독은 믿음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는 올라온다고 본다"며 외려 "우리 팀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한국 야구를 받아들이는 모넬의 태도에 신뢰를 잃었다. 변화구 대처에 어려워했던 모넬에게 김 감독이 타격 자세에 대해 조언을 했을 때 모넬은 "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미국에서도 이렇게 타격했다"고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모넬은 28경기 동안 홈런 2개, 9타점, 타율 0.165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지난달 20일 웨이버 공시됐다.

그래서 모넬과 정 반대로 행동하는 새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가 김 감독에겐 기특하다.

지난 8일 kt 유니폼을 입은 로하스는 KBO 리그에 데뷔하고 10경기 동안 타율 0.188로 부진했다. 6월에 최하위로 곤두박질친 팀 성적과 맞물려 외국인 타자 로하스의 부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로하스를 감쌌다. "KBO 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며 "발 빠르고 수비가 좋다. 어깨도 매우 강하다. 타격만 살아난다면 우리 팀에 큰 힘"이라고 희망을 보였다.

모넬에게 했듯이 로하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범타 10개를 지적하기보다 안타 1개를 칭찬했다. 경기 전 연습을 할 때 로하스가 타구를 날릴 때마다 '나이스 배팅'이라고 큰 목소리로 격려했다. 또 '로하스가 의욕적으로 치려다보니 변화구가 올 때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린다'고 파악해 로하스에게 '부담을 갖지 말고 천천히 적응하라'는 충고도 했다.

로하스는 지난 24일 SK와 경기를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1할 대였던 타율은 0.231까지 올렸다. 유격수 쪽으로 내야 땅볼을 굴리고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해서 출루한 적도 있다. 28일 경기에선 데뷔 첫 홈런과 함께 3루 보살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으로 팀을 4연패에서 구했다.

로하스 스스로도 적응에 적극적이다. 지난 27일 경기하기 전 김 감독에게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순간 손을 놓는 방식으로 타격 폼을 바꿔도 되겠냐"고 허락을 구했다. 미국에서 시도했을 땐 안 됐는데 KBO에선 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그 결과 2경기에서 7타수 1홈런 3안타 맹타로 이어졌다.

로하스는 "야구는 변화하는 스포츠다. 한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내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고, 적응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들이 도와 줬다. 이진영은 '(내가) 힘이 좋으니 스탠스를 넓혀서 콘택트 위주로 타격하면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있다'고, 유한준은 '안 맞을 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을 해 줬다"고 고마워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