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가 좋았던' 보누치(왼쪽)와 알레그리 감독, 논쟁을 벌이는 것 같지만 문제가 없었던 2015년 2월.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레오나르도 보누치(30)는 왜 AC밀란으로 이적했을까.

AC밀란은 15일(한국 시간) 홈페이지에 "구단이 유벤투스와 레오나르도 보누치의 이적에 합의했다. 메디컬테스트를 남겼다"고 알렸다. 보누치가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면 5년 계약을 맺는다.

보누치의 이적은 의외였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이 높았고 기량도 떨어지지 않았다. 1987년생으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수비수로서 오히려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행선지도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보누치는 이번 여름 첼시의 큰 관심을 받았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보누치를 잘 아는 지도자기도 하다. 그러나 보누치는 유벤투스의 이탈리아 내 라이벌 AC밀란 이적을 선택했다. 더구나 AC밀란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출전한다. 2014-15 시즌과 2016-17 시즌 연이어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던 보누치에게 그리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다.

 이적료 또한 4200만 유로(약 546억 원) 수준이다. 최근 이적료 전체에 크게 거품이 낀 가운데 세계 최고의 센터백에게 붙은 가격치곤 높지 않다. 같은 날 이적을 알린 카일 워커는 맨시티로 이적하면서 5000만 파운드(약 735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했다.

▲ '비안코네리'는 안녕, 이제 '로소네리' 보누치가 간다. ⓒAC밀란 홈페이지

스페인 매체 '마르카'가 보누치의 AC밀란 '깜짝 이적'의 이유를 분석했다. 마르카가 제시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과 불화. 둘째, 투병 중인 보누치의 아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알레그리 감독과 불화다. 지난 시즌 팔레르모와 경기에서 두 사람은 충돌했다. 보누치가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교체를 알레그리 감독에게 이야기하자, 알레그리 감독이 분노해 욕설이 섞인 말로 보누치를 몰아붙이면서 언쟁이 벌어졌다. 경기 뒤 보누치는 그대로 경기장을 떠났다.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 포르투전에서 보누치는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두 사람은 '화해'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팀의 성공을 위해 시즌 종료까지 불화를 덮기로 했다.

보누치와 유벤투스는 여름에 결별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시즌을 치렀다.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파울로 디발라를 두고 충돌했다는 루머도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이 나왔다. 지난 시즌 팔레르모전이 불화의 시작이었다.

마르카는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를 인용해 맨체스터 시티와 첼시가 AC밀란보다 1000만 유로(약 130억 원)에서 1500만 유로(약 195억 원) 더 높은 이적료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보누치는 더 좋은 조건은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AC밀란이 보누치의 행선지가 됐을까.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보누치의 아들은 지난 7월 응급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고 있다. 구체적인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생명이 매우 위독한 상태였다. 보누치는 아들의 건강상 이유로 이탈리아에 남는 것을 선호했다. 유벤투스의 연고지 토리노는 밀라노와 150km 정도 떨어졌다. 자동차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유벤투스 역시 보누치의 대체자를 구한 상태다. 마르카는 유력한 후보로 다니엘레 루가니를 꼽았다. 엠폴리 출신의 루가니는 2015년 여름 유벤투스에 합류했다. 지난 시즌 친정 팀으로 임대돼 경험을 쌓았다. 2015-16 시즌 유벤투스 소속으로 17경기에 출전하고, 지난 시즌에도 15경기에 출전했다.

유벤투스의 수비진은 지난 시즌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했지만, 세대 교체는 피할 수가 없었다. 다니 알베스(34), 조르지오 키엘리니(32), 안드레아 바르찰리(36)에 보누치까지 더해 4명의 수비진의 나이를 모두 더하면 132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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