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 한국 메달리스트들. 이 대회 전체 메달 14개 가운데 5개를 김연아(앞줄 왼쪽에서 첫 번째) 이상화(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등 여자 선수들이 획득했다.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한강과 춘천 공지천, 심지어는 서울운동장 축구장과 건국대 교정에 있는 일감호, 창경원 등지에서 경기를 했던 열악한 환경의 한국 동계 스포츠, 특히 여성 동계 스포츠는 1990년대 들어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기 시작하며 화려하게 꽃을 피우게 된다.
 
신호탄은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이 쏘아 올렸다.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열렸던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정식 종목이 되면서 한국 스포츠의 효자 종목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알베르빌 대회에서 여자 메달리스트를 낳지 못했던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첫 겨울철 올림픽 여자 메달리스트이자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1000m의 전이경과 3000m 릴레이의 전이경 김소희 김윤미 원혜경이 영광의 주인공이다. 이 대회에서는 김소희가 1000m 동메달을 추가했다.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는 전이경이 또다시 1000m와 3000m 릴레이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겨울철 올림픽 2연속 금메달과 2연속 2관왕의 대기록을 세웠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은 한국 여자 운동선수들의 위상을 제대로 실감한 대회가 됐다. 동·하계 대회를 통틀어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 전원이 여성이었다. 금메달리스트인 1500m의 고기현, 3000m 릴레이의 최민경 주미진 박혜원 최은경 그리고 은메달리스트인 1000m의 고기현, 1500m의 최은경이 모두 여자였다. 남자는 ‘노 메달’이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는 진선유가 3관왕(1000m 1500m 3000m 릴레이)에 오르며 한국 선수단의 종합 7위를 이끌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은 한국 여성 동계 스포츠사에 새로운 장을 연 대회가 됐다. 피겨스케이팅 김연아와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500m)의 금메달로 한국은 쇼트트랙 일변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연아의 금메달은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동대문실내링크를 기억하는 스포츠 팬들에게는 감개무량한 결과였다.
 
이상화는 2014년 소치 대회에서 500m에서 다시 우승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김연아는 금메달과 다름없는 은메달로 소치 대회를 빛냈다. 이 대회에서는 여자 선수들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차지한 가운데 남자 선수들이 단체 추발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같은 창피를 겨우 모면했다.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7로 외국에서 열린 대회 가운데 최고인 5위의 종합 성적을 거뒀다. 이 가운데 여자 선수들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차지했다. 또한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 공동 1위를 전이경(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과 김수녕(양궁 이상 4개) 두 여자 선수가 차지하고 있다.
 
동계 및 하계 올림픽 성적이 오늘날 한국 스포츠에서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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