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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리플레이] 아이콘⑨ 빠르게 피고 빠르게 진 '원더보이' 오언

김도곤 기자 kdg@spotvnews.co.kr 2017년 10월 09일 월요일

[스포티비뉴스=글 김도곤 기자, 영상 장아라 기자]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37, 은퇴)을 대표하는 별명이다. '원더보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오언은 어린 나이에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리며 화려하게 데뷔해 순식간에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1996-9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 데뷔한 오언은 2년째인 1997-98 시즌에 이미 최고의 선수에 올랐다. 18골로 득점왕에 올랐고 1998-99 시즌에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만 20세도 되지 않은 나이에 '2년 연속 득점왕'이란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0년대 초반 에밀 헤스키와 짝을 이룬 '빅 앤 스몰' 조합은 프리미어리그를 폭격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번뜩이는 돌파와 드리블, 간결한 슈팅으로 최정상의 스트라이커로 성장했고, 리버풀은 물론 잉글랜드 국가대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리버풀에서 뛴 기간에는 영광이 가득했다. 2000-01 시즌에는 유로파리그, FA컵, 리그컵 우승을 차지하면 우승트로피만 3개를 들어올렸고 2001년 발롱도르를 수상, 축구 인생에 있어 정점을 찍었다.

너무 빨린 핀 꽃이어서 일까? 지는 것도 빨랐다. 그 시작은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다. 2004-05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리버풀은 오언과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적시킨다면 빠른 처분을 원했다. 그 결과 800만 파운드(약 122억 원)라는 당시에도 상당한 헐값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오언의 축구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최악의 선택이 됐다.

▲ 마이클 오언
이적 첫 해 주전으로 뛰지 못했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고 꾸준히 골도 넣었다. 리그에서 14골을 비롯해 총 45경기에 출전해 17골을 넣었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 오언의 레알 마드리드 생활의 종지부를 찍게 했다. 설상가상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꿈꾸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첫 시즌, 친정 리버풀이 '이스탄불의 기적'을 일으키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의 첫 해는 마지막 해가 됐다.

오언은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다. 뉴캐슬은 오언 영입을 위해 1600만 파운드(약 245억 원)의 거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오언의 커리어는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적 첫 시즌에는 나름 좋은 활약을 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빠른 스피드로 대표되는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오언이 부상으로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자 경기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두 번째 시즌에는 고작 리그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세 번째 시즌인 2007-08 시즌에는 출전 수를 높였지만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뛰지 못했고 경기에 나가는 경우보다 부상으로 누워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는 사이 뉴캐슬은 최악의 시기를 맞았고 2008-09 시즌을 끝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팀의 강등은 자연스럽게 오언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팀 최고 주급을 받는 선수가 경기에 제대로 나오지도 못하니 당연했다. 동료 선수들도 외면했다. 인터뷰에서 오언이 라커룸 분위기를 망쳤다고 폭로했다. 자유계약 상태로 돈 한 푼 안들이고 영입할 수 있었지만 경기 내외적으로 문제가 된 오언을 영입하려는 구단은 없었다. 오언은 본인의 홍보 책자를 만들고 유튜브에 훈련 영상을 게재해 몸에 문제가 없다고 알리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원더보이'라는 찬사를 받은 선수가 바닥까지 추락했다.

사실상 끝날 것처럼 보인 오언이지만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극적으로 맨유에 입단했다. 하지만 오언의 위치는 예전의 위치가 아니었다. 웨인 루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 밀려 주로 벤치에 머물렀다. 그래도 그의 숙원과 같았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맨체스터 시티에 기적같은 4-3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좋은 기억을 남겼다.

오언은 2012-13 시즌을 앞두고 맨유와 재계약에 실패, 스토크 시티로 이적했다. 큰 활약은 없었다. 9경기 출전에 그쳤고 골은 한 골만 있었다. 2013년 1월 19일 스완지 시티와 경기, 0-3으로 지고 있던 후반 추가 시간에 헤더 골을 넣었다. 이 골이 오언 커리어의 마지막 골이 됐다.

화려한 드리블, 빠른 스피드, 정확한 골 결정력으로 단시간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오언이다. 하지만 스피드라는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플레이하는 오언에게 찾아 온 부상은 그의 발목을 잡았고 빠르게 올라간 자리에서 빠르게 내려오게 했다. 만 33세에 은퇴한 오언이다. 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부상만 없었다면, 또는 이적이라는 결정만 내리지 않았다면 현재 오언이란 선수에 대한 평가는 더욱 높아졌을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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