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반쪽' 타이틀전이었다.

계체를 실패한 요엘 로메로(40, 쿠바)는 이겨도 잠정 챔피언벨트를 차지하지 못하는 처지였다. 루크 락홀드(33, 미국)에게만 UFC 미들급 잠정 타이틀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로메로가 사고를 쳤다. 아니, 락홀드가 또 사고를 쳤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를 잡지 못했다.

지난 11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UFC 221 메인이벤트에서 3라운드 로메로의 왼손 카운터펀치를 맞고 쓰러지고 말았다. 1년 반 만에 벨트를 허리에 감을 기회도, 챔피언 로버트 휘태커(27, 호주)와 맞붙을 기회도 날려 버렸다.

락홀드는 2015년 12월 UFC 194에서 크리스 와이드먼을 TKO로 이기고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그런데 2016년 4월 UFC 199에서 와이드먼 대체 선수로 들어온 마이클 비스핑에게 KO로 잡히는 바람에 왕좌에서 내려갔다.

이때부터 미들급은 혼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비스핑은 타이틀 1차 방어전을 랭킹 10위 밖에 있던 댄 헨더슨과 했다. 그리고 조르주 생피에르와 싸울 요량으로 다른 랭커들과 경기하지 않고 1년 동안 밖으로 돌았다. UFC도 흥행을 위해 이를 부추겼다.

"이 모든 게 락홀드 때문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 요엘 로메로가 계체에 실패했지만 결국 대결을 받아 준 루크 락홀드, 패배 후 망연자실했다.

지난해 11월 UFC 217에서 비스핑을 리어네이키드초크로 이긴 생피에르가 한 달 후 타이틀을 반납하고 잠정 챔피언이었던 휘태커가 공식 챔피언에 오르면서 교통정리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휘태커가 포도상구균 감염으로 UFC 221 출전이 어려워져 로메로가 대체 투입됐고, 계체를 통과하지 못한 로메로가 락홀드를 꺾으면서 일이 꼬였다.

다음 타이틀 도전권은 누구에게 가야 할까?

3위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 4위 크리스 와이드먼, 5위 켈빈 가스텔럼이 UFC 221 결과를 보고 은근히 기대감을 갖게 된 상태지만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미들급을 또다시 혼란에 빠뜨릴 계획을 품고 있다.

ESPN의 브렛 오카모토 기자는 11일 트위터에서 "로메로가 잠정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휘태커와 붙일 계획이 있는가 물었더니 화이트 대표의 대답은 '예스'였다"고 밝혔다.

화이트 대표 말대로면, 로메로가 계체에 실패했어도 잠정 챔피언과 동일한 자격을 갖게 된다는 의미. 다른 랭커들이 반발할 만하다. 시끄러워질 것이 분명하다.

이것도 결자해지하지 못한 락홀드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 하필이면 중요한 경기에서 생애 처음으로 체중을 맞추지 못한 로메로 때문이라고 봐야 하나? 아니면 원칙을 자주 저버리는 화이트 대표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

미들급은 또다시 오리무중이다. 바람 잘 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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