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화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강릉, 신원철 기자] 충분히 값진 결과다. 이상화(스포츠토토)가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37초 33을 기록했다. 고다이라 나오(일본, 36초 94 올림픽 신기록)에 0.39초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는 언더독이었다. 18일 미국 베팅업체 오즈샤크는 여자 500m 배당률을 고다이라에게 1.28배, 이상화에게 5배로 책정했다. 오스트리아 베팅업체 bwin도 마찬가지다. 고다이라가 1.35배, 이상화가 4배였다.

결국 2016-2017시즌 월드컵 대회부터 이어진 맞대결 연패를 끊지 못했다. 이상화는 월드컵에서 10번, 지난해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까지 11번이나 500m에서 고다이라를 만나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고다이라는 2016-2017시즌과 2017-2018시즌 월드컵에서 출전한 500m 경기를 전부 1위로 마쳤다. 삿포로 아시안게임 역시 금메달이었다.

일본 언론은 1,500m와 1,000m에 이어 500m에 출전하는 고다이라가 최다 3관왕에 오를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고다이라는 1,500m에서 6위에 이름을 올렸고 1,000m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성난 고양이'의 독주 체제에 약간의 균열이 일어났다. 하지만 가장 큰 주목을 받은 500m에서는 진가를 발휘했다.

이상화는 할 만큼 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딴 두 개의 금메달만 해도 충분히 세계적인 기록이다. 500m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보유한 선수는 보니 블레어(미국) 뿐이다. 소치 대회 이후 무릎 부상 등의 악재로 전성기 기량에 못 미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끊임 없는 노력으로 재기했다. 

이상화는 6일 강릉 선수촌에 입촌하면서 고다이라와 라이벌 구도에 대해 "반드시 이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제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목표는 후회 없는 레이스였고 자신과 약속을 지킨 것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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