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스에 맞춰 침투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카이온.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대구FC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늘 좋은 팀으로 알려졌지만,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완벽한 선수라 K리그에 연착륙한 것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들도 K리그에 맞게, 그리고 대구FC에 맞게 가르치는 것이 그 비결이다.

대구는 이른바 '외국인 선수 뽑기'에 강하다. 지난 시즌 수원 삼성에서 활약하면서 득점왕에 오른 조나탄은 대구 출신이다. 그는 대구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40골을 기록했다. 

대구는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대박'을 쳤다. 세징야, 주니오, 에반드로까지 모두 뛰어난 활약을 했다. 다년 계약을 못해둔 주니오가 울산 현대로, 에반드로가 FC서울로 떠났지만 대구의 외국인 선수를 보는 안목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번 시즌을 앞두곤 공격수 지안과 카이온을 영입했다. 첫 경기부터 엄청난 활약을 보일 수 있을까? 안팎의 평가는 하나다. '당장은 힘들다.' 아직은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한다.

19일 훈련장에서 만난 조광래 대표 이사는 "지안은 골대 앞에서 까불어. 쟤(카이온)도 조금 손을 봐야 하고"라며 구수한 경상남도 사투리로 평가를 내렸다. 그렇다고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 대표는 "기량 자체는 좋은 선수들"이라면서 "조금만 움직임을 가다듬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의 자신감엔 이유가 있다. 그가 바로 조나탄의 성장을 도운 이이기 때문. 조나탄은 대구에 합류했을 당시 처음에 허둥거리면서 심지어 볼 컨트롤에서도 실수를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력한 슛과 돌파력을 갖췄다. 장기인 마무리를 살리기 위해선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을 배워야 했다. 조 대표는 대각선으로 뛰어서 수비수를 떨어뜨리는 움직임을 반복해서 연습시켜 몸에 익도록 도왔다. 조나탄은 대구에서 배운 움직임으로 K리그 1(클래식)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다. 지안과 카이온 역시 K리그 스타일에 적응해 자신의 장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아직 발목이 좋지 않은 세징야는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

안드레 감독도 동료들도 지안과 카이온의 적응을 돕고 있다. 안드레 감독은 훈련 중 브라질 선수들에게만 지시를 내렸다. 통역되지 않는 지시들은 모두 지안과 카이온을 향한 것이다. 브라질 선수 세징야 역시 "아시아 축구가 처음인 지안은 K리그 스타일부터 알려주려고 한다. K리그 경험이 있는 카이온은 대구 축구가 어떤 것인지 적응을 도우려고 한다"면서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훈련 때 두 외국인 선수와 직접 상대하는 골키퍼의 조현우는 지안과 카이온의 능력에 신뢰를 보낸다. 그는 "지안은 수비 한, 두 명을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고, 카이온은 힘과 활동량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말했다.

좋은 예방주사도 맞았다. 수원FC와 경기에서 0-3으로 패하면서 고전한 것. 수원FC는 강력한 압박으로 대구를 괴롭혔다고 한다. 중국 전지훈련과 달리 두 외국인 선수 역시 다른 스타일의 경기에 고생했다는 후문. 지안과 카이온 역시 K리그 스타일에 적응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다.

수비와 골키퍼가 든든하게 버틴다면 패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무승부로 얻는 것은 승점 1점 뿐. 승리로 승점 3점을 벌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해결을 지어줄 두 브라질 출신 외국인 선수가 중요하다. 빠른 적응이 주장 한희훈은 "선수 개인 성향도 있고 당장 언제 적응을 마칠 것인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월드컵 휴식기 전까지는 적응을 마쳐주길 바란다"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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