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지난 2012년(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는 2006년 93승 이후 6년 만에 94승을 기록, 지구 1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야말로 ‘머니볼 시즌 2’였다. 시즌 중반까지 지구 2, 3위 경쟁을 펼쳐왔던 오클랜드는 7월 29일 이후 줄곧 2위를 차지했지만 지구 1위였던 텍사스와 최고 6.5경기차까지 벌어지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마지막 경기였던 텍사스와의 시리즈를 앞두고 2경기차까지 줄여, 2승을 거두면 공동 지구 1위, 3승을 거두면 단독 지구 1위로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결국 오클랜드는 텍사스를 상대로 3승을 거두고 단독 지구 1위를 차지했다(당시 가장 화제가 됐던 장면은 텍사스의 중견수였던 조시 해밀턴의 ‘He drop the ball’이었다).
이후에도 오클랜드의 선전은 계속 됐다. 2013년, 오클랜드는 2년 연속 지구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에인절스에 지구 1위 자리를 아쉽게 내줬지만 지구 2위로 2000년-2003년 이후 10년 만에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오클랜드는 34승 44패로 지구 5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오클랜드는 8월 18일까지 73승 51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15승 23패에 그치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에인절스에 지구 1위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현재로선 8월 20일 이후의 부진이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올 시즌 오클랜드의 평균 27.2세의 젊은 선발 투수진은 리그 내에서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현재까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로 풀타임 2년차를 보내고 있는 소니 그레이는 16경기에 등판해 9승 평균자책점 2.09를 기록하며 1선발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올 시즌 오클랜드 선발 투수들의 성적은 28승 28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매우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선발 투수들의 8.5 fWAR은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다.
선발진과 마찬가지로 불펜진 역시 시즌 개막 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7.14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짐 존슨과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가 5점대에 달했던 제시 차베즈(5.35)와 에반 스크리브너(5.96)가 있었음에도 시애틀(2.60)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2위에 오른 평균자책점 2.91과 아메리칸리그 7위였던 3.7 fWAR을 기록한 오클랜드의 불펜진은 매우 뛰어났다. 그러나 올 시즌 오클랜드 불펜진은 지난해의 위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 오클랜드 불펜진 2014 vs 2015
2014
[ERA] : 2.91(리그 2위)
[FIP] : 3.47(리그 5위)
[삼진비율] : 21.1%(리그 9위)
[볼넷비율] : 6.5%(리그 1위)
2015
[ERA] : 4.46(리그 15위)
[FIP] : 4.14(리그 12위)
[삼진비율] : 22.2%(리그 9위)
[볼넷비율] : 8.7%(리그 7위)
올 시즌 오클랜드 불펜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투수는 에반 스크리브너와 타일러 클리파드이다. 스크리브너는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올 시즌 오클랜드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39.1이닝을 소화하고 있으며 평균자책점 역시 2.97로 준수하다. 스크리브너의 올 시즌 fWAR은 오클랜드 불펜 투수 중 가장 높은 0.4이다(한편 클리파드는 31이닝을 던지며 볼넷 비율이 10.5%(14볼넷)로 높아 FIP가 3.93으로 좋지 않으며 FIP를 기반으로 계산되는 fWAR 면에서도 손해를 보고 있다).
올 시즌 오클랜드의 7, 8, 9회 평균자책점은 3.85로 아메리칸리그에서 텍사스(4.29)와 화이트삭스(4.07)에 이어 가장 높으며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8번째로 높을 정도로 좋지 않다. 또한 지난해 오클랜드는 리드를 잡고 7, 8회를 시작한 경기에서 기록한 패배는 각각 11패와 9패였는데, 올 시즌에는 벌써 6패와 5패로 지난해에 기록한 패배의 절반 이상을 이미 당하고 있다.
현재 오클랜드의 불펜진은 지난해 72.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한 루크 그레거슨의 이적과 마무리 투수 션 두리틀의 부상(60일 DL)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페르난도 로드리게스와 페르난도 아바드 부진으로 경기 후반에 닥친 위기에 믿고 등판시킬 수 있는 투수는 스크리브너가 유일하다. 현재로선 올 시즌 불펜에 합류한 이후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는 드류 포머랜츠와 스크리브너의 활약이 시즌 끝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것뿐이다.
지난 스토브리그 때 영입한 선수들의 부진 또한 팀 성적 하락에 한몫했다. 지난해 11월, FA를 통해 오클랜드로 소속을 옮긴 빌리 버틀러는 영입 당시부터 장타력 하락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겠냐는 의문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 그 의문이 그대로 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버틀러의 타율은 .246에 불과하며 홈런은 5개, 장타율은 .346에 그치고 있다. 지난 1월, 트레이드로 영입한 벤 조브리스트는 공수 양면에서 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타율은 .256에 그치고 있으며 Off(공격 기여도)와 Def(수비 기여도)는 각각 4.4와 –6.3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더불어 지난 4월 말에 당한 부상으로 현재 45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올 시즌 오클랜드의 수비는 화이트삭스와 샌디에이고에 이어 가장 최악이다. 올 시즌 오클랜드의 Def는 18.9로 메이저리그 전체 28위이며 UZR 역시 –23.9로 화이트삭스(-34.6)와 샌디에이고(-34.6)에 이어 가장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3루수로서 Def 6.7을 기록하며 좋은 수비 능력을 보여주었던 도널슨이 토론토로 이적하고 제프 사마자의 트레이드 대가로 영입한 마르커스 세미언의 영입은 수비적인 측면에 최악의 수였다. 세미언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중 가장 낮은 Def(-2.1)를 기록하고 있으며 UZR 또한 –5.4로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중 최하위이다.
도널슨의 부재와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조브리스트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한 점, 도널슨의 트레이드 대가이자 토론토에서 훌륭한 3루 수비를 보여주었던 브렛 로우리마저 마이너스 값의 Def(-2.7)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지 않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주전 중견수 코코 크리습이 지난 5월 21일 이후로 경기에 출장하고 있지 못하는 것 역시 악재 중의 악재다.
● 오클랜드 수비진 2014 vs 2015
2014
[Def] : 13.7(리그 5위)
[UZR] : 24.3(리그 5위)
[UZR/150] : 2.7(리그 5위)
2015
[Def] : -18.9(리그 14위)
[UZR] : -23.9(리그 14위)
[UZR/150] : -8.1(리그 14위)
오클랜드는 지난 3년간 계속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번번히 챔피언십시리즈 앞에서 탈락했다(지난해에는 디비전시리즈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팀의 주축 선수들을 모두 떠나보내며 리빌딩 체제에 돌입하는 듯했던 오클랜드는 그러나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경쟁력있는 선수들을 영입, 다시 한 번 포스트시즌 무대에 도전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머니볼 열풍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올해 오클랜드는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과연 빌리 빈 단장은 어떤 승부수를 던질까. 빈 단장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록 출처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그래프닷컴
[사진] 빌리 빈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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