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한국 무대 3시즌 만에 처음으로 한 시즌 10승 고지를 밟을 것인가. NC 다이노스 1군 첫 시즌 ACE 트리오 중 가장 기대치가 작았던 선수가 이제는 붙박이 에이스로 자리매김 중이다. NC 외국인 우완 에릭 해커(32)의 첫 10승 도전. 관건은 kt 위즈 타선 핵 앤디 마르테(32)-댄 블랙(28) '마블 듀오'를 어떻게 상대하느냐다.

해커는 올 시즌 16경기 9승3패 평균자책점 3.31(7일 현재)을 기록하며 NC 선발진을 이끄는 중. 2013시즌 NC의 1군 첫 해를 앞두고 아담 윌크-찰리 쉬렉과 함께 한국 땅을 밟은 해커는 셋 중 가장 기대치가 떨어졌으며 실제로 시즌 초반 퇴출 위기에 놓였던 바 있다. 슬라이드 스텝이 1.7초대로 느렸고 초반 경기 내용과 성적 모두 아쉬웠기 때문. 그러나 퓨처스리그에 다녀와 슬라이드 스텝을 수정하고 구위-제구가 좋아지며 이닝이터로 탈바꿈했다.

2013년 4승에 그쳤으나 11패(3완투) 평균자책점 3.63으로 투구 내용은 좋았다. 지난 시즌도 '8연승 후 8연패' 믿을 수 없는 승패 궤적 속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 준수한 기록. 특히 첫 해 178⅓이닝, 이듬해 172⅔이닝으로 이닝이팅 능력을 발휘한 자체가 좋았다. 아담이 적응력 부재로 인해 2013시즌 중 퇴출되고 찰리가 부상 등으로 인해 구위가 떨어져 올 시즌 중 떠난 데 반해 해커는 등록명도 바꾸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이름의 변화 외에도 해커의 투구폼은 상대 타자들이 대응하기 까다로운 스타일이다. 첫 해 투구 중 짧게 한 차례 멈췄던 데 반해 지금은 와인드업 시 두 차례 정도 찰나의 멈춤 동작 후 공을 던진다. 보크 지적을 받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는 해커의 투구 동작인 만큼 제대로 된 노림수 타격이 아닌 이상 공략이 쉽지 않은 케이스. 에릭에서 해커로 등록명을 바꾼 올 시즌 해커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 kt를 상대로 시즌 10승 달성을 노린다.

그러나 굉장히 큰 변수가 있다. 올 시즌 해커는 kt전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 중이지만 이는 마르테-블랙이 타선에서 없을 때 올린 승리들이다. 마르테는 부상으로 인해 결장 중이었고 앤디 시스코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온 블랙은 6월 초순 한국 땅을 밟았다. 해커는 지난 5월 2일 6피안타 2실점 완투승에 이어 21일 6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모두 '마블 듀오' 부재 시 거둔 승리다.

51경기 0.362 7홈런 41타점을 기록 중인 마르테는 7월 들어 5경기 17타수 9안타(0.529) 5타점으로 10개 구단 주전 타자 중 가장 높은 7월 타율을 마크하고 있다. 게다가 원정 타율 0.406 6홈런 23타점으로 집 떠나면 더 잘 치는 '가출 맹타'를 보여주는 중. 그리고 우완 정통파를 상대로도 0.392 4홈런 20타점으로 강하다. 안방에서 마르테를 처음으로 상대하는 우완 오버스로 해커에게는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허리 근육통에서 회복해 타선에 복귀할 블랙도 해커의 강력한 경계 대상. 한국 땅을 밟자마자 8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하며 '코리안 드림'의 서곡을 울렸던 스위치히터 블랙은 올 시즌 24경기 0.358 7홈런 20타점을 기록 중이다. 건강한 순간 부동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kt의 경기력을 부쩍 높인 블랙의 우완 정통파 상대 타율도 무려 0.400(6홈런 17타점)에 달한다. 해커가 처음 만나는 '마블 듀오'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년 간 등록명 '에릭'으로 불운한 시즌들을 보냈던 해커. 비로소 NC 선발진 원 톱으로 자리한 해커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는 가시적 성과가 필요하다. 그 첫 발이 될 한 시즌 10승. '마블 듀오'를 넘지 못하면 10승 고지 등정은 생각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사진1] 에릭 해커 ⓒ NC 다이노스

[사진2] 댄 블랙-앤디 마르테 ⓒ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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