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첫 소집 훈련을 실시한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파주, 한준 기자] 월드컵 대표 팀 소집 역사상 가장 화려한 날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은 2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3천여 팬들이 모인 가운데 소집 및 출정식 행사를 가졌다. 축하 공연과 인터뷰가 생중계됐다. 

지난 14일 명단 발표 현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신태용 감독은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말했지만, 자리를 옮겨 파주NFC에서 진행한 훈련 전 인터뷰에서 연이은 부상자 발생으로 심란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소집 하루 전 핵심 미드필더 권창훈(디종)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이탈했고, 당초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던 공격수 이근호(강원)도 아직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드러나 2차 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 감독은 권창훈이 부상으로 빠지자 대체 발을 하지 않았으나 추가 부상자가 나올 경우 “더 이상 나오면 안 된다. 이제는 아닐 거라고 믿는다”면서도 그렇게 된다면 대체발탁도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미 김진수와 김민재, 염기훈이 차례로 부상을 당하면서 플랜A를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던 신 감독은 권창훈이 다치고, 이근호까지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플랜A 변경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플랜A와 B를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그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신 감독은 권창훈이 다친 뒤 대체 선수를 뽑지 않은 것에 대해 “구성한 부분이 있어 크게 문제가 안 된다. 다친 것은 큰 문제지만 나머지 부분은 대체할 수 있다. 그 부분을 밀고 나가겠다”며 복안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 복안이 작동할지는 향후 진행할 훈련과 네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신 감독은 이날 확신보다 희망에 기대야 했다. 아직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력 노출도 경계했다. 

“이 인터뷰가 스웨덴, 멕시코에 바로 전달돼 고심하고 있다. 이미 어떤 것으로 만들어야 할지 답이 나와있다. 경기장에 오셔서 판단해주길 바란다. 국내 2연전, 해외 2연전에서는 100%가 아닐 것이다. 스웨덴전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

공식 인터뷰가 끝나고 마이크와 카메라가 사라진 뒤 신 감독은 취재진과 환담에서 심란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잠은 잘 자시냐”는 질문에 “매일 일정한 간격으로 잘”까지 말한 뒤 “자야지”라고 말해 계획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 공식 인터뷰를 마치고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신태용 감독


부상 경계령으로 대표 팀은 소집 첫 날 30여분 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만 풀었다. 구자철, 기성용, 김신욱 등 몇몇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공을 차면서 추가적으로 몸을 풀었지만 축구화는 신지 않았다. 22일 오전에도 종합검진이 예정되어 있어 대표 선수들은 전면 휴식한다.

소집 첫 이틀 간 사실상 훈련을 하지 못하는 대표 팀은 23일부터 훈련한다. 28일 온두라스와 경기하는 대표 팀은 26일 오전까지 파주NFC에서 훈련하고 대구로 이동한다. 파주에서 4일 정도밖에 훈련하지 못한다. 온두라스전을 치른 뒤에도 다음 날 대구에서 회복 훈련을 하고 전주로 이동해 6월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준비한다. 

연이은 경기 일정과 이동 일정이 타이트하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떠난 뒤에도 두 차례 평가전을 이동해서 치러야 하는 대표 팀의 일정은 첩첩산중이다.

신 감독은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면 23인을 뽑아 조직력을 극대화 시키려했지만 그 부분은 손해다. 또 다른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경기력을 익히면서 위험을 줄이고 스스로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며 평가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부상자 연쇄 발생이라는 악재 속에 신 감독은 최대한 대표 팀의 분위기를 떨어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파주NFC의 잔디를 밟은 대표 선수들은 대체로 밝은 모습이었지만, 다쳐서 오지 못한 동료를 향한 안타까움을 다 숨기지는 못했다. 화려했던 출정식과 대비되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훈련 첫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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