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2년 뒤에 엔트리에서 떨어진다고요?" 파브레가스(왼쪽)와 모라타. 그리고 2년 뒤 현실이 됐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러시아 월드컵 개막이 채 1달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속속 본선 참가국이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 팀이 줄부상에 눈물 짓는 동안, 너무 선택할 카드가 많아서 끝내 제외된 선수들도 있다. 바로 스페인이 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스페인축구협회(RFEF)와 훌렌 로페테기 스페인 축구 국가 대표 팀 감독은 21일 오후 1시(이하 현지 시간)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23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익숙한, 그리고 이번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제외된 선수들이 있었다. 단순히 못해서가 아니다. 경쟁자들의 활약이 더 좋았기 때문에, 그리고 특색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의 보도를 바탕으로 '탈락자'로 꾸린 스페인 선수 11명 명단을 구성해봤다. 스페인이 주로 활용하는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골키퍼: 세르히오 아센호.

아센호 골키퍼는 로페테기 감독 아래 여러 차례 대표 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경쟁자들이 쟁쟁했다. 붙박이 주전 다비드 데 헤아를 비롯해 떠오르는 케파 아리사발라가, 경험이 많은 페페 레이나까지 최근 좋은 경기력을 뽐내는 선수가 많았다. 비야레알의 골문을 지키며 유로파리그 출전권까지 확보했지만 아센호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수비수: 세르지 로베르토, 마르크 바르트라, 하비 마르티네스, 마르코스 알론소

라리가 우승 팀 FC바르셀로나의 주전 풀백 세르지도 대표 팀 승선에 실패했다. 미드필더 출신으로 영리한 움직임이 장점이지만 로페테기 감독의 눈에 들진 못했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찾아 레알베티스 임대 이적을 선택한 바르트라도 제외됐다. 베티스 이적 뒤 경기력이 살아나면서 끝까지 기회를 노려봤지만 실패했다. 바이에른뮌헨에서 중원과 수비를 오가는 마르티네스도 월드컵에 가지 못한다. 최근까지 현지 매체들이 월드컵 출전을 예상했고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윙백으로 맹활약한 마르코스 알론소도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신체 조건은 조금 왜소하지만 알론소보다 훨씬 더 빠르고 기술적인 조르디 알바가 붙박이 주전으로 보이고, 여기에 아스널에서 스리백의 한 축과 측면 수비수를 겸한 나초 몬레알이 선발됐다.

미드필더: 안데르 에레라, 아시에르 이야라멘디, 다니 파레호 + 세스크 파브레가스

미드필더 왕국 스페인답게 쟁쟁한 선수들이 월드컵에 가지 못한다. 공수 모두 되는 다재다능한 미드필더 여럿이 모두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 2위를 기록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안데르 에레라, 발렌시아의 돌풍을 이끈 '캡틴' 다니 파레호, 레알소시에다드의 아시에르 이야라멘디까지 모두 명단에서 제외됐다. 세 선수의 능력이 부족하다기보단 각자 더 뚜렷한 색을 지닌 이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첼시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패스를 뿌리는 파브레가스도 최종 명단에선 제외됐다. 아무래도 기동력이 떨어지고 수비력 부족이란 문제를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쟁쟁한 선수들을 제외하고도 스페인의 중원은 이름값에서도 실제 경기력에서도 여전히 강하다.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 호세 카예혼, 비톨로

레알마드리드의 슈퍼 서브로 활약하던 모라타는 끝내 2017-18시즌의 부진을 끊지 못하고 월드컵에 가지 못한다. 등 부상이 길어지면서 제 활약을 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아틀레티코의 공격수 비톨로 역시 마찬가지. 세비야를 떠나 아틀레티코 이적이 확정됐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로 라스팔마스 임대를 다녀왔고, 팀에 1월에 합류하면서 주로 교체로 출전한 여파가 대표 팀까지 왔다. 2015년 3월 첫 소집 이래 12경기에 출전했지만 3월 A매치 명단에서 제외된 끝에 결국 탈락했다. 여기에 나폴리가 자랑하는 삼지창의 한 칼날 카예혼도 명단에 들지 못했다. 세리에A 전 경기 출전에 10골 15도움을 올리면서 최근 경기력이 좋았지만 역시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엔 부족했다.

▲ 스페인 최종 23인 명단. ⓒ스페인축구협회 SNS

◆스페인 최종명단 23인

GK : 케파 아리사발라가(아틀레틱 빌바오),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페 레이나(나폴리)

DF : 조르디 알바(바르셀로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첼시), 다니 카르바할, 나초 페르난데스(이상 레알 마드리드), 나초 몬레알(아스널), 알바로 오드리오졸라(레알 소시에다드),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

MF : 이스코(레알 마드리드), 티아고 알칸타라(바이에른 뮌헨), 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 사울 니게스, 코케(이상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FW : 마르코 아센시오(레알 마드리드), 이아고 아스파스(셀타비고),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호드리고 모레노(발렌시아), 루카스 바스케스(레알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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