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수원, 박현철 기자] “야구를 시작하던 순간부터 계속 박찬호 선수를 동경했습니다. 닮은 것 같다고요? 사실 얼굴이 약간 닮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가끔 들었어요”.(웃음)

사진으로 구현하지 못한, 실제 그의 왼 편 옆모습은 '원조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도 비슷했다. 그 이야기를 전하자 약관의 소년은 쑥스러운 듯 웃었다. 청주고의 에이스로 고교 무대를 호령하며 신생팀 수원 kt 위즈의 우선지명 신인으로 입단한 우완 주권(20)은 조용히, 그러나 가슴 속 뜨거운 열정을 갖고 1군 무대에 도전한다.

청주고 1학년 시절부터 팀의 에이스로 맹활약한 주권은 3년 간 통산 54경기 23승15패 평균자책점 2.25로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앞서 모교 에이스로 활약하던 선배 이태양(NC)의 계보를 1년 선배 황영국(한화)과 함께 이은 주권. 3년 간 296⅓이닝을 소화하며 282개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사사구는 103개를 내줬다. 특히 지난해 3학년 시절 92⅓이닝 동안 단 34개의 사사구를 내줬다는 점은 그가 제구 투수로 대단한 성장 가능성을 지녔음을 증명한다.

181cm 82kg로 투수로 봤을 때 왜소한 편이지만 140km대 중반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장점이 많다. 또한 야구 시작 후 별다른 부상을 당하지 않은 내구력도 커다란 강점. 일찍부터 좋은 싹을 틔운 유망주인 만큼 덕수고 엄상백(kt)과 함께 고교 최대어로 꼽혔고 kt는 주권을 우선지명으로 뽑았다. 계약금 3억원은 주권을 향한 kt의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제대로 보여준 한 대목이다.

14일 kt 구단 시무식이 끝난 직후 주권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가 익숙지 않아서였을까. 잠시 쭈뼛하던 주권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청주고 시절 3년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상대적으로 또래 선수들에 비해 기회를 일찍 얻었어요. 그 때는 다른 친구들보다 좀 더 일찍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 좋아서 프로 데뷔의 꿈을 채 꿀 시간도 제대로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2학년 때부터 '이렇게 계속 잘 된다면 프로 무대에도 설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가졌어요”.

앞서 프로에 데뷔한 또래 선배들의 조언이 있었는지 묻자 “고교 시절과 비교해 훈련량이 많기보다 효율성이 높다. 짧고 굵은 스타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몸 만들기에 집중하던 마무리캠프를 돌아보면 그 말이 맞는 듯 싶다”라고 답한 주권. 조범현 감독과 정명원 투수코치로부터 별다른 이야기가 있었는지 질문했다.

“제가 팀 합류 초반 소심한 모습을 보였거든요. 감독님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어깨 펴고 야구도 자신감 있게 해라'라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정 코치님께서는 마무리 훈련 치르면서 칭찬이나 기를 북돋워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정말 모두 감사드립니다”.

우선 지명. 말 그대로 신생팀이 아마추어 유망주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를 우선 찜하는 일이다. 선수에게는 지명 자체가 영광이고 그만큼 함께 입단한 동기생들 중 먼저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주권은 가장 높고 빠른 지명 순위에 본인이 먼저 들뜨지 않았다.

“상위 지명된 만큼 다른 입단 선수들에 비해 기회도, 사전 기대치도 높을 것이라는 생각을 솔직히 안 한 건 아니에요. 그러나 출장 기회 부여는 코칭스태프분들의 권한이니까요. 전 그만큼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눈도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명 순위보다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 그리고 마운드에서 좋은 경기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롤모델을 묻자 곧바로 “박찬호 선수”라는 답이 나왔다. 대한민국 최초의 메이저리거이자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124승) 기록 등을 세운 박찬호는 수식어가 필요없는 한국야구 역사 상 최고의 투수 중 한 명. 주권의 이야기를 듣다 '박찬호 선수와 약간 닮은 것 같아 보인다'라고 이야기하자 주권은 수줍게 웃으며 '주변에서 그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요'라고 답했다.

“처음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박찬호 선수를 동경했어요. '나도 저렇게 뛰어난 투수가 되고 싶다' 그 마음 뿐이었습니다. 얼굴이 닮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몇 번 들어봤어요”. 자신이 존경하는 선수와 닮았다는 이야기 때문인지 주권의 표정에도 슬슬 미소가 새어나왔다.

인터뷰를 마치며 주권에게 데뷔 첫 시즌, 그리고 프로 생활에 있어 궁극적 목표를 물어보았다. 이야기를 하며 조용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최대한 표현하는 '프로야구 투수' 주권이 더욱 궁금해졌고 그만큼 그가 선수로서 품은 가장 큰 꿈이 제일 궁금했다.

“모든 신인들이 그렇듯 저도 기회가 된다면 신인왕이 되고 싶어요. 만약 제게 올해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5승 이상을 거두고 싶고요. 그리고 궁극적 목표라면. 일단 다치지 않고 꾸준히 그리고 잘 하고 싶습니다. 그 모습이 이어지면서 나중에 제가 내세울 수 있는 기록들이 생기면 '몇 승을 하고 싶다' 같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픽] 디자이너 김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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