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오른쪽)과 코너 맥그리거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벌써 1년이다. 코너 맥그리거(30, 아일랜드)와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 미국)가 '링 위'에서 승부를 펼친 지 정확히 365일이 흘렀다.

UFC 최초 2체급 동시 석권을 이룬 아이콘과 당시 전적 49전 전승 무패 레전드 복서의 대결. 

위대한 복서 무하마드 알리와 프로 레슬링 최강자 안토니오 이노키 대결 이후 최고 흥행성을 지닌 경기로 꼽히는 빅 매치.

둘은 지난해 8월 2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주먹을 맞댔다. 3분 12라운드 경기. 철저히 복싱 룰이었다. 예상대로 메이웨더가 승리를 거뒀다. 10라운드 1분 5초 만에 맥그리거를 TKO로 이기며 '복서 자존심'을 지켰다.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파이팅은 27일 이 '세기의 대결'을 재조명했다. 이 경기를 향한 세계 격투계와 미디어 반응을 간략하게 담았다. 맥그리거와 메이웨더에게 미친 영향도 분석했다. 

맥그리거부터 언급했다. MMA 파이팅은 "2017년 8월 27일은 맥그리거에게 '혹독한 월급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많은 돈을 거머쥐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UFC 아이콘에게) 일러 준 경기"라고 덧붙였다.

맥그리거는 이 경기 하나로 약 1,100억원을 벌었다. 기본 대전료만 3,000만 달러(약 338억 원)를 챙겼다. UFC에선 상상할 수 없는 큰 액수다. 타이틀 방어전보다 더 구미가 당길 만했다. 챔피언 타이틀 구도를 어지럽힌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매치를 강행한 이유가 있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봤을 때 그는 메이웨더 적수가 되지 못했다. 특히 3라운드를 넘긴 뒤부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초반 우위도 메이웨더가 상대 긴 리치를 몸으로 익히려는 탐색전 영향이 컸다.

기획 면에선 역사성이 큰 매치였다. 그러나 격투 본연의 가치로 보면 '급'이 떨어진 대결이었다. "이 승부의 진짜 패자는 가짜 스포츠를 1시간 넘게 지켜본 유료 시청자들"이란 평가가 나온 배경이었다.

메이웨더 역시 '돈 벌 기회'였다. MMA 파이팅은 "메이웨더에겐 상대적으로 덜 수고스러우면서 목돈도 챙길 수 있는 좋은 찬스였다"고 평가했다.

이 사이트는 "전설적인 복싱 황제에게 맥그리거와 경기는 큰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손쉬운 기회였다. 그저 자신이 즐겨찾는 스트립 클럽 댄서들에게 더 많은 팁을 챙겨줄 수 있는 기회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MMA 종사자에겐 '용두사미'가 떠오를 경기였다. 3라운드까진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졌지만 이내 맥그리거가 한계를 보였고 경기 추가 한쪽으로 급격히 쏠렸기 때문이다.

MMA 파이팅은 "경기 초반 '이러다 진짜 맥그리거가 이기는 거 아냐'란 분위기가 경기장 안에 감돌았던 건 분명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MMA 파이터들의) 부풀었던 기대감은 점차 쪼그라들었고 결국 사라졌다"고 밝혔다.

복싱계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경기가 결정될 때부터 많은 '물음표'를 던졌다. 이 대결이 과연 수준 높은 복싱을 보여 줄 수 있을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MMA 파이팅은 "복싱인들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맥그리거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할지도 확신할 수 없지만 만일 그런다 한들 아주 약간이나마 흥미로운 구석이 생길 뿐 그외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현실은 냉정할 것이다. 메이웨더가 자기 스타일로 그를 요리한 뒤 승리로 향하는 길에 손쉽게 다다를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아마도 맥그리거가 코흘리는 장면이 캡처돼 '짤방'으로 돌아다닐 가능성이 크다. 이 사진은 특별히 더 잔인하게 느껴질 테고. 맥그리거는 복서가 아니기에 수준 높은 매치가 전개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덧붙여 당시 시큰둥한 복싱계 분위기를 회고했다.

맥그리거는 '네바다주 매치'를 마친 뒤 곧바로 MMA 세계로 돌아갔다. 링 위에서 짧은 여행은 어떤 이에게 웃음거리로, 누군가에겐 의미 있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MMA 파이팅은 "원나잇 스탠드와 같은 경기였다. 다만 잊을 수 없는 원나잇 스탠드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룻밤 동안 펼쳐진 거래였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의미부여할 거리는 없다. 그저 우리는 둘의 승부를 즐겼다. (격투 가치가 손상돼) 그러면 안 된다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취해선 안 될 이유'가 있는가. 충분히 즐겼으면 됐다"고 마무리했다.

▲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왼쪽)와 코너 맥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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