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민규 기자]지난 2013년 12월 22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계약 규모 중 프레디 프리먼(8년 1억 3500만 달러)에 이어 35위에 해당하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5월 7일까지 추신수는 타율 .370과 출루율 .500을 기록,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1위를 달리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추신수는 시즌 개막부터 팔꿈치 부상을 안고 뛰었으며 4월 22일에는 발목 부상까지 당하고 말았다. 결국 추신수는 8월 26일, 팔꿈치 돌출 뼈 제거 수술을 받고 .242 13홈런 fWAR 0.1의 몸값에 맞지 않는 저조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만다.
저조한 성적으로 절치부심하며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올 시즌을 준비한 추신수는 그러나 지난해보다도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추신수의 타율은 .238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아메리칸리그 69위에 불과하며 OPS(.736) 또한 46위에 그치고 있다. wRC+(타자의 득점창출력이 리그 평균에 비해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는지 알려주는 기록)는 100으로 리그 평균에 불과하며 fWAR 또한 0.3으로 매우 낮다(올 시즌 추신수의 연봉은 1400만 달러).
추신수는 5월 한 달간 타율 .295와 OPS .888을 기록했지만 이후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다시 한 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 5월 26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 왼손 염좌 부상을 입었는데 이것이 6월 부진의 시작이었다. 당시 추신수는 수술을 받으면 회복할 수 있지만 한 달 이상을 결장해야 하기에 본인이 참고 뛰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5월 26일부터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추신수는 .200/.288/.310을 기록하며 매우 부진했다.
● 롤러코스터와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
4월 : 16경기 .096/.254/.173/.427 1홈런 5타점 5안타
5월 : 29경기 .295/.356/.533/.888 6홈런 18타점 36안타
6월 : 25경기 .225/.301/.343/.644 3홈런 11타점 23안타
7월 : 20경기 .262/.329/.508/.837 3홈런 14타점 17안타
전반기 : 80경기 .221/.305/.384/.689 11홈런 38타점 68안타
후반기 : 11경기 .368/.432/.684/1.116 2홈런 11타점 14안타
후반기 들어 11경기 밖에 출장하지 않았지만 추신수는 분명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4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추신수의 타율(.368)은 아메리칸리그 9위이며 OPS(1.116)은 8위로 매서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추신수가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강한 타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강한 타구(Hard)는 빠르고 질 좋은 타구를 말한다. 빠른 타구는 느린 타구보다 상대적으로 안타가 될 확률이 높은데 강한 타구의 평균 BABIP는 .623에 달하며 ESPN에 따르면 평균 타율은 무려 .700이라고 한다. 따라서 타자들은 타격을 할 때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다.
지난 전반기 동안 추신수의 강한 타구의 비율은 31%로 아메리칸리그 39위에 불과했다.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빈도가 적었을 뿐더러 추신수는 47.8%의 타구를 잡아당겼다. 잡아당기기만 하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지 못한 타자는 시프트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플라이볼보다 안타가 될 확률이 높은 땅볼을 50.7%나 만들어냈음에도 추신수의 BABIP가 .265에 그쳤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후반기, 추신수는 4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아메리칸리그 9위에 해당하는 44.8%의 비율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경기장 중앙 혹은 반대편으로 밀어치는 타구가 전반기에 비해 6.4%p 증가하면서 BABIP 또한 .462로 크게 상승했다. 추신수가 계속해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이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추신수는 크리스 세일(화이트삭스)의 투구에 수술한 엄지 손가락을 맞으며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착용한 보호대가 아니었다면 분명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추신수는 한 달만에 슬럼프를 극복하고 155경기에 출장해 .283/.373/.441의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당시 29세였던 추신수는 그러나 이제 3년이 지나 야구 선수로써 적지 않은 나이인 32세가 되었다. 과연 여러 위기가 중첩된 추신수가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제는 추신수가 부진을 거두고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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