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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익스텐션 9cm, 양현종 투혼 뒤에 감춰진 숫자

정철우 기자 butyou@spotvnews.co.kr 2018년 10월 18일 목요일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1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넥센 김민성을 플라이 아웃 시키며 이닝을 마무리 한 KIA 선발 양현종이 기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IA 에이스 양현종이 가을 야구를 허무하게 끝냈다.

양현종은 16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4.1이닝 3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0자책)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가 강판된 뒤 수비가 크게 흔들리며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 더 던지고 싶었지만 몸이 허락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정규 시즌 막판, 늑간골 미세손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다행히 회복세가 빨라 중요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많은 공을 던질 수는 없었다. 양현종이 내려올 때 투구수는 80개였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날 자신이 갖고 있는 최대한의 힘을 끌어냈다. 정상이 아닌 몸 상태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최선을 다했다. 실책이 아니었다면 보다 큰 일을 해냈을 수도 있었다.

양현종의 투혼은 숫자로도 설명이 가능했다. 그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는 건 그의 투구 메커니즘을 쫓은 트랙맨 데이터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양현종은 올 시즌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는 세부 지표를 보여줬다. 구속을 비롯해 많은 것이 지난해만 못한 기록들을 보여줬다.

일단 지난해 보다 평균 자책점이 높아졌다. 3.44의 기록은 4.15로 크게 치솟았다. 평균 구속도 느려졌다. 지난해 144.9km였던 구속은 올 시즌 143.8km로 1km 정도 느려졌다.

인플레이 타구 피안타율도 3할2푼에서 3할4푼5리로 높아졌고 피장타율은 5할을 넘어섰다.

허용 타구 발사각도도 10.8도로 제압하던 것이 12.7도로 높아졌다. 보다 큰 타구를 허용할 수 있는 발사각도로 타구를 많이 맞았다는 뜻이다.

주위에선 그동안 지나치게 많은 공을 던진 것이 문제라고들 했다. 양현종 홀로 침묵했을 뿐이다. 그는 핑게를 대려 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의 공을 던졌다.

떨어진 구속을 만회할 수 있었던 방법은 투구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에서 찾을 수 있다. 양현종은 좋은 공을 던질 때 최대한 익스텐션을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는 투수다.

지난 해 월별 패스트볼 익스텐션 기록이다. 월별로 조금씩 편차를 보였다.

그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던 것은 단연 한국시리즈였다. 첫 경기 승리 투수에 이어 마지막 경기 마무리 투수로 나서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양현종의 익스텐션은 시즌 중 가장 앞에서 공을 때린 2.05m 였다. 익스텐션이 2.05m였을 때 베스트 컨디션을 보여줬음을 뜻한다.  

주목할 점은 올 시즌에도 그 익스텐션이 유지됐다는 점이다. 올 시즌 양현종의 평균 익스텐션은 2.05m였다. 한국시리즈때의 좋은 감각을 올 시즌까지 이어갔다.

지난해 평균 보다는 앞에 형성된 익스텐션이었다. 지난 해에 미치지 못한 구속을 만회하는데 길어진 익스텐션은 적지 않은 힘을 보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달랐다. 양현종은 자신의 최대한의 수치로 공을 끌고 나오지 못했다. 이날 양현종이 기록한 패스트볼 평균 익스텐션은 1.96m였다. 시즌 평균에 약 9cm 정도 모자란 수치였다.

익스텐션은 전체적인 투구 메커니즘과 밸런스의 종합으로 이뤄진다. 최대한 공을 끌고 나오며 때리던 시즌 때의 투구를 이날은 보여주지 못한 양현종이었다. 그만큼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음을 익스텐션이 보여주고 있다.

양현종이 얼마나 힘든 상황에서 공을 뿌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늘 공을 놓던 곳 보다 뒤에서 자꾸 공을 놓게 되며 느꼈을 답답함은 숫자만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양현종은 있는 힘을 다했다. 최고 구속은 146km에 그쳤지만 타자가 보다 빠르게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짜냈다. 익스텐션이 9cm나 뒤에 형성이 되며 어려움이 커졌지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9cm 차이의 익스텐션은 양현종의 투혼을 상징하는 숫자가 됐다.

이처럼 이날의 양현종은 올 시즌의 양현종과는 다른 투수였다. 결과적으로 그는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까지 보여준 투혼까지 폄하될 순 없었다. 9cm 차이의 익스텐션.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던진 80개의 혼이 실린 공들은 KIA의 패배 속에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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