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용이 끝까조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모습.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임창용이 아직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KIA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지 두 달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 그를 영입하겠다는 구단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와 이미지, 세대교체의 큰 흐름 등이 임창용 영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들을 모두 제쳐두고 생각한다면 임창용은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좋은 공을 던질 수 잇는 타고난 투구폼이 있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대로 임창용은 대단히 독특한 폼을 갖고 있다. 내딛는 발이 1루쪽으로 향하지만 무릎은 끝까지 닫혀 있다. 그 상태에서 스프링이 튕기듯 골반 회번이 일어나며 빠른 공을 던진다.

분명 임창용의 구속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2년 전에 비해선 2km정도까지 스피드가 떨어졌다.

팔이 나오는 위치도 밑으로 쳐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선발 전환 후에 일어난 변화인데 체력적 부담 때문인지 일시적 현상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가지는 있다. 임창용이 여전히 빠른 공을 더 빠르게 느끼게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임창용은 지난해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가장 중요한 힘이 됐던 10월12을 롯데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임창용은 5.1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KIA는 이날 승리로 끝까지 따라붙었던 롯데를 제칠 수 있었다.

당시 등판서 세부 데이터 중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임창용의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이었다.

임창용은 평균 2.02m의 익스텐션을 기록했다. 최고 기록은 2.05m까지 찍혔다.

KBO 리그의 평균 익스텐션은 1.85m다. 임창용은 이 보다 최대 20cm나 더 앞에서 공을 뿌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임창용의 패스트볼이 떨어진 구속에서도 여전히 플러스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투수들 보다 빠르게 포수 미트에 닿을 수 있는 거리를 투구폼을 통해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타자와 구속이라면 일반적인 KBO리그 투수 보다 20cm 더 빨리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힌 셈이다. 익스텐션 20cm는 타자 입장에서 스피드에 대한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거리다.

A팀 전력분석원은 "익스텐션이 최대한 앞에 형성된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그것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지만 분명 타자에게 공이 더 빠르게 도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심어줄 수 있다. 임창용은 독특한 투구폼까지 갖고 있어 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는 선수다. 스피드라는 것에 한정했을 때 여전히 임창용은 매력적인 투수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여기에 풍부한 경험까지 더해져 있는 부분은 높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는 필요에 의해 움직인다. 임창용이 더 이상 KBO리그에서 뛰지 못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하나 없다. 다만 그의 구위에 대한 의심만 남아 있다면 그의 익스텐션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남다른 익스텐션은 임창용의 구위를 만회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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