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러시아 윙어 데니스 체리셰프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당하면서 대한민국 20세 이하 대표팀에 조기 합류한 이강인(18, 발렌시아CF)의 소속팀 복귀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발렌시아 측이 이강인을 보내주면서 '부상자 발생 시 복귀' 조항을 삽입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23일 오전 한국에 도착해 이날 오후 파주NFC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20세 이하 대표팀 훈련에 참가했다. 그가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동안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던 체리셰프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에서 좌우 측면 미드필더와 처진 스트라이커로 뛰어왔다. 가장 많이 기용된 자리는 왼쪽 측면이다. 곤살루 게디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기간 기회가 집중됐다. 게디스 회복 이후 출전 시간이 줄었다.

게디스는 최근 레반테, 레알 베티스와 경기에 투톱으로 전진 배치됐다. 체리셰프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치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체리셰프의 부상 이탈은 왼쪽 측면의 세 번째 옵션으로 기용되던 이강인의 필요성을 높였다. 게디스가 전방과 측면을 오가는 가운데 보결 선수가 필요하다. 

발렌시아는 중앙 미드필더 조프리 콘도그비아도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가용 자원이 줄었다. 라리가 순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발렌시아는 UEFA 유로파리그 4강에 올라있고, 코파델레이 결승에도 진출해 치를 경기가 많이 남았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은 베티스전 회견에서 부상자 발생시 이강인 복귀 조항이 있다고 밝혔다. 선수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체리셰프의 부상은 발렌시아의 이강인 복귀 요청을 대한축구협회가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스페인 언론들의 취재에 따르면 발렌시아는 현재 이강인을 복귀시킬 계획이 없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 소식에 정통한 엘 데스마르케는 "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로선 발렌시아가 옵션을 발동할 생각이 없다. 현 시점에서 이강인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강인이 발렌시아로 복귀할 가능성이 아예 닫혀있는 것은 아니다. 엘 데스마르케는 "발렌시아가 향후 이강인을 복귀시켜야 할 경우에 대비한 수속 작업은 시작했다"며 이강인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언제든 대한축구협회에 복귀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스페인 라디오 방송 온다세로도 "체리셰프가 잔여 시즌을 뛰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우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복귀시킬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 한국 20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 ⓒ대한축구협회


이강인이 이제 막 한국에 온 상황이라는 점이 감안되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의 체력 문제, 추가 부상자 발생 등의 변수가 생기면 발렌시아는 즉각 이강인 복귀 요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 발렌시아는 현재 라리가 5위다. 4위 헤타페와 승점 2점 차다. 2019-2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를 위해 매 경기가 중요하다. 살아남은 컵대회 일정도 마찬가지다.

발렌시아는 앞으로 한 달간 최소 8경기, 최대 9경기를 치러야 한다. 라리가 5경기가 남았고, 아스널과 유로파리그 4강 2경기도 치러야 한다. 5월 25일 코파델레이 결승전뿐 아니라 5월 29일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참가할 수도 있다. 

이 일정 가운데 부상자가 발생하면 발렌시아도 더 이상 이강인을 배려하기 어렵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는 "20세 이하 대표팀보다 발렌시아 일정이 더 중요하다. 몇 분을 뛰더라도 프로라면 소속팀 일정이 우선"이라며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한국 U-20 대표팀에 조기에 내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발렌시아 1군 선수단에 문제가 생기면 이강인은 U-20 대표팀 훈련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2019 FIFA 폴란드 U-20 월드컵 조별리그 초반 일정에도 불참할 수 있다. U-20 월드컵은 5월 23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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