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에서 열린 여자 축구대표팀 월드컵 출정식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비즈니스석을 타보지 않아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신세계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2024년까지 100억여 원에 달하는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장 변화는 20일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미디어데이와 출정식 장소로 확인됐다. 대표팀은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스타필드 코엑스의 한 스포츠 용품 판매장에서 미디어데이 후 인근 광장에서 출정식을 했다.

지난 2015년 캐나다 월드컵 출정식은 광화문 KT 사옥이었지만, 대중과의 접점은 없었다.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면서도 정작 대중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에는 여자축구 팬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지나가는 장소에서 출정식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다소 협소했지만,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여자대표팀에 대한 대우도 달라졌다. 보통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남자 A대표팀만 해외 원정을 위해 항공기를 이용하게 될 경우 비즈니스석을 받는다. 여자 A대표팀을 포함해 이하 남녀 연령별 대표팀은 모두 이코노미석에 탑승한다.

이는 상당한 수익이 남자 A대표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남녀 차별이 아니라 '경제 논리'로 접근해 결정한 것이다. 볼멘소리가 나와도 규정이 명확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여자대표팀도 비즈니스석에 '누워'간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여자 축구 시장이 커지면서 내린 결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다수 구단은 여자축구팀을 창단해 리그 확장을 이끌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여자 축구 강국도 마찬가지다.

▲ 여자축구대팀 조소현(왼쪽)이 신세계 이마트 이갑수(오른쪽) 사장으로부터 격려금을 전달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외부 효과로 인한 혜택이라고는 하지만, 분명 한국 축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번 소집에서는 영국 여자 프로축구리그(WSL)에서 뛰는 지소연, 조소현에게 비즈니스석을 제공했다. 물론 장거리인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적어 가능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의 차이는 일반인도 안다. 선수들이라면 더 절실하게 느낀다. 미디어데이에서 대다수 선수는 "(비즈니스석을) 타보지 않아서 좋은지 모른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효과를 느낀 이들은 비즈니즈석 효과를 전파했다. 오랫동안 여자축구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냈던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은 "무릎 등에 무리가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코노미석에 앉아 있다가 내려서 무릎을 펴면 정말 아프다. 축구 선수들은 무릎을 많이 활용해 더 그렇다"며 "비즈니스석에 타면 누워가니 편하다. 편한 맛을 알아버린 것 같다"며 웃었다.

조소현도 "장시간 무릎을 구부리며 가면 힘들다. 편하게 가면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경기력에 분명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여자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프랑스, 나이지리아, 노르웨이와 A조에 속했다. 후원사와 달라진 환경에서 2회 연속 16강 진출을 해내겠다는 각오다. 지소연은 "프랑스의 콧대가 높지 않나. 그 높은 콧대를 눌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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