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 서울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한준 기자] "사실 기대를 안했어요." 

슈퍼매치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취재진과 따로 이야기를 나눈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대한민국 20세 이하 대표팀의 2019년 FIFA 폴란드 U-20 월드컵 결승 진출이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했다. 이들의 여정을 지켜본 최 감독은 우승할 수 있는 흐름의 팀이라고 기대했다.

12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16라운드 경기를 앞둔 사전 회견에서 최 감독은 슈퍼매치에 대한 각오를 말하기에 앞서 U-20 대표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먼저 각오에 앞서 지금 대한민국에 큰 이슈가 되고 있는 20세 이하 어린 태극 전사들이 너무나도 국민들에게 감동, 희망을 주고 있는 거 같다. 새로운 한국 축구 역사를 쓰고 있다. 너무나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수원과 대결에 대한 회견을 마친 뒤 취재지는 최 감독과 20세 이하 대표팀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눴다. 현 U-20 대표팀에는 서울의 주력 선수 중 한 명인 조영욱(20)이 뛰고 있기도 하다.

결승까지 올라 조영욱이 슈퍼매치에 합류하지 못하는 것을 예상치 못했다는 최 감독은 U-20 대표팀의 결승행이 요행이 아니라고 했다.

"일본이야 우리가 뭐 특수성이 있으니까, 상대성이. 그런데 세네갈, 에콰도르를 꺾었다는 것은 단순히 운이라기 보다, 우리 애들의 기량들이 절대 안 밀려요. 정말 너무나도 대견스럽고, 애들이 볼을 받는 것에 대해 분위기에 휩쓸릴 나인데, 절대 주눅드는 것도 없고. 자기가 뭐 하나라도 더 하려는 적극성, 실수가 자산이라는 말을 알고, 더 잘할 수 있으니까, 그런 분위기가 상당히 무섭거든요."

최 감독이 먼저 U-20 대표팀의 강점으로 꼽은 것은 경기를 대하는 태도다. 긴장감, 불안감, 주눅듬 없이 전력을 다해 싸우고,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힘은 특출난 기량을 가진 미드필더 이강인(18, 발렌시아).

"그리고 이강인이라는 걸출한, 난 쟤가 어디 있던 애지? (했어요.) 아, 정말 대단한 물건인 것 같아요."

물론 U-20 대표팀이 이강인의 원맨 팀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거기다가 오세훈, 최훈, 골키퍼 (이광연). 얘네들이 한국 축구의 보물이 될 거에요. 그렇게 대범하고 창의력이 뛰어나고, 그런 성향의 선수는 (이전에는) 없었다. 우리 때는. 한참 밑에 고종수나 윤정환이 있었고. 일본에 나카무라 순스케나 나카타 히데토시. 이런 선수. 이강인 같은 선수가 나오니 공수에 안정감을 갖고, 경기 운영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죠)."

최 감독은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정용 감독의 부드러운 지도력. 카리스마. 애들이 그런 나이에 우리 같으면 냅두겠어요? 다 묶으려고 하지? 다정다감하게 애들을 대하고. 애들이 신이 나서, 놀이터에서 노는 것 같아요. 수비도 공격도 즐겁게 하고. 너무나도 좋은 걸 많이 봤어요. 감독의 용병술도 어마어마하고."

최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를 즐기는 분위기가 우승을 예감케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가기 전에 정정용 감독이란 차를 한 잔 했는데, 조바심 갖고 결과를 내야겠다, 그런 건 전혀 못느꼈어요. 차분하게 그냥 애들을 애들 같이 보는 거에요. 우리 애들이라는 자세를 느꼈고. 우승팀과 준우승 팀에 정말 중요한 차이가 뭐냐면, 맨날 우승만 하는 감독이 있고 준우승만 하는 감독이 있죠. 준우승하는 감독들은 우리가 잘해서 내가 잘해서 내가 결승에 보여줘야지 어필해야지. 항상 중심이 거기 있어요. 근데 우리 여기까지 이렇게 재미있게 왔는데 감독님 위해 한 발 더 뛰자. (그게 우승팀의 분위기죠.) 딱 지금 그런 흐름이에요."

소속팀 선수인 조영욱 이야기는 가장 늦게 나왔다. 조영욱은 일본과 16강전, 세네갈과 8강전에 결정적인 득점을, 탁월한 마무리 기술을 선보이며 기록했다.

"그 친구의 장점. 상대의 뒤 공간을 좋은 타이밍에 교묘히 빠져나가고. 패스를 넣어준 이강인의 타이밍. 상당히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근데 또 영욱이가 그렇게 득점력이 높은 친구는 아니잖습니까. 기록적으로 보면. 근데 딱 팀이 필요할 때는 골을 넣는 게 있어요."

최 감독은 "아마 결승전도 기대되는 게"라며 조영욱이 또 한번 중요한 경기에서 일을 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 감독은 대회 참가 이후 조영욱에게 연락하지도 않았고, 슈퍼매치도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여기 신경 쓰지 말고. 거기 신경 썼으면 좋겠어요. 자기 없어도 잘 돌아가니까. (웃음) 거기 집중해야죠. 내가 감놔라 배놔라하면."

최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거둔 성과가 향후 선수들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축구의 위상, 그리고 그 친구들의 자신감, 미래 중심. 희망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거에요. 사실 83년 멕시코 4강 들고 나서, 그 때 선배들이 한국 축구를 얼마나 오랫동안 이끌고 나왔어요. 이게 신호탄이지 않을까. 어디서 그렇게 좋은 선수들이 있었는지. 때를 만난 것 같아요."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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