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1군 첫 출장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공헌한 SK 박정권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박정권(38)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어쩌면, “프로 데뷔전을 무사히 끝냈다”고 안도하고 기뻐하는 신인 같기도 했다. 

박정권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NC와 경기를 앞두고 1군에 등록됐다. 올 시즌 첫 1군 등록이었다. 그리고 14일 경기에 곧바로 선발 출전했다. 오랜 1군 공백이 걱정됐지만 역시 1군에서 1300경기 가까이 뛴 베테랑이었다. 1루를 지키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박정권은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2 승리에 힘을 보탰다.

3-2로 앞선 5회 2사 1,2루에서 팀의 리드를 확장하는 귀중한 적시타를 쳤고, 7회에도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치며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정평이 난 1루 수비도 건재했다. 

박정권은 경기 후 “다들 잘하고 있는데 내가 경기를 이상하게 하면 나 때문에 팀 분위기가 처진다. 그러면 안 된다”고 이날 활약에 기쁨보다는 안도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2군에서도 계속 준비는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경기는 너무 재미가 있었다. 설레고 그런 게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허리 부상으로 두 달 이상의 일정을 날린 박정권이었다. 지난해 가을 기세를 이어 가기 위해 시즌 준비를 열심히 했던 터라 더 아쉬웠다. 예상보다 결장 기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박정권은 “2군 코칭스태프에서 어떻게든 도와주시려고 하더라.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이제는 경력의 막바지로 가는 상황에서의 장기간 2군 체류. 누구나 힘이 빠질 법한 시기였다. 하지만 의연하게 대처했다. 박정권은 “지난해도 이런 시기가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잡생각을 많이 하면 아무래도 집중을 하기가 어렵다. 아무 생각 없이 야구만 하려고 했다. 강화든 문학이든 야구는 야구다. 최대한 야구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고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박정권은 더 이상 팀의 주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박정권은 “후배들이 모두 잘하고 있다. 팀 성적도 엄청 좋다. 나는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 나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후배들을 대견하게 바라봤다. 신인의 설렘과 베테랑의 관록이 공존하는 박정권의 2019년이 이제 막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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