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올 시즌 선수단 연봉이 메이저리그 전체 25위였지만 98승을 거뒀다. 그러나 영광도 잠시, 당장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스몰 마켓'이기 때문에 더 복잡하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 '피츠버그 트리뷴' 기자 트래비스 서칙은 11일(이하 한국 시간) 닐 헌팅턴 단장이 계획하는 오프 시즌 복안을 보도했다. 피츠버그의 오프 시즌 핵심은 3가지다. 2루수 닐 워커와 1루수 페드로 알바레즈, 그리고 마무리 마크 멜란슨이다. 

헌팅턴 단장이 밝힌 기본적인 방침은 핵심 자원을 유지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뛰어들겠다는 계산이다. 위에서 언급한 핵심 자원은 앤드류 맥커친을 비롯해 강정호, 스탈링 마르테, 그리고 선발투수 게릿 콜이다. 모두 최단 2018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선수들이다. 

이와 달리 워커와 알바레즈, 멜란슨은 자유계약 선수가 되기 전 마지막 연봉 조정 자격을 갖춘다는 점에서 핵심 자원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스몰 마켓인 피츠버그는 자유 계약으로 이들에게 거액을 안길 여력이 없다. 이 때문에 세 선수와 1년 더 함께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이들을 트레이드하고 이 값으로 다른 포지션에 투자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워커는 지난 2년 간 39홈런을 기록한 공격형 2루수다. 지난해에는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그러나 돈이 문제다. 워커는 올 시즌 800만 달러를 받지만, 이번 연봉 조정 신청에서 1,000만 달러 이상을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피츠버그로서는 부담되는 액수다.

헌팅턴 단장은 워커의 기량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워커의 승리 기여도는 지난해 3.5에서 올 시즌 2.3으로 낮아졌다.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1985년 이후 워커의 올해 나이와 같은 29세 2루수의 평균 승리 기여도는 2.39다. 그러나 30세가 되면 2.22로 낮아지고 31세가 되면 2.14로 떨어진다. 피츠버그가 워커와 재계약에 부정적인 이유다.

워커가 빠진 2루 자리에 대안이 마련돼 있는 점도 결별설을 받친다. 헌팅턴 단장이 꼽은 2루 후보는 '건강한' 강정호를 비롯해 조시 해리슨, 그리고 유망주 앨런 핸슨이 있다. 핸슨은 2루와 유격수가 가능한 내야 자원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MLB.com이 선정한 유망주 Top 100에 92위로 선정됐다.

알바레즈와 재계약도 부정적이다. 알바레즈는 올 시즌 팀 내 최다인 27홈런을 날렸다. 팀 홈런이 140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23위인 피츠버그로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지만, 문제는 수비다. 올 시즌 알바레즈가 저지른 실책 23개는 1999년 켈빈 영이 기록한 피츠버그 1루수 최다 실책과 같다. 떨어지는 수비력 때문에 알바레즈는 6회 이후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수비에서 상승할 여지는 있다. 1977년 보스턴에서 무려 24개 실책을 범했던 조지 스캇은 이듬해 113경기에서 10개로 줄었다. 영 역시 이듬해 122경기 17개로 실책을 줄였다. 그러나 알바레즈의 결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역시 연봉이다. 580만 달러를 받는 알바레즈는 '공격형 1루수' 가치를 높여 큰 액수를 부를 공산이 크다.

멜란슨을 놓칠 가능성도 크다. 올 시즌 멜란슨이 51개로 구단 역사상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으나 피츠버그는 이에 따른 큰 금액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미 클린트 허들 감독은 멜란슨의 공백을 대비해 토니 왓슨을 새 마무리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선수와 반대로 자유계약 선수가 되는 선발 투수 J.A 햅과 재계약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J 버넷이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기 때문에 내년 시즌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다. 햅은 지난 7월 말 트레이드를 거쳐 피츠버그로 이적했고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시애틀에서 21경기 4승 6패 평균자책점 4.64였던 성적은 피츠버그에서 7승 2패 평균자책점 1.85로 매우 좋아졌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이 햅에게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사진] 알바레즈, 워커, 햅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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