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 라이블리.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다시 한 번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 벤 라이블리를 향한 기대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라이블리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라이블리는 2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무너졌다. 

덱 맥과이어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 라이블리는 13일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5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20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9이닝 12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며 KBO 리그 연착륙을 알리는 듯했다.

25일 키움과 경기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리그 상위권 타선을 상대했을 때 KBO 리그 마운드 적응을 마친 라이블리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는 관전포인트였다.

그러나 한화전과 같은 투구 내용은 볼 수 없었다. 한화 왼손 타자들을 압도했던, 절묘하게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걸쳐서 들어가는 투심 패스트볼, 포심 패스트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공은 한화전보다 높았고 가운데에 몰렸다. 키움 타선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라이블리의 이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맥과이어와 데자뷔 같은 상황이다. 올 시즌 삼성 1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맥과이어는 4월 21일 한화와 경기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시즌 첫승을 기록했다. 이후 다음 등판인 LG전에서 5이닝 8피안타(2피홈런) 6실점(5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 맥과이어 ⓒ한희재 기자

삼성 김한수 감독은 "노히트 때 맥과이어 변화구는 꺾이는 각도가 완전 달랐다"며 당시를 회상한 바 있다. 그러나 노히트 때 변화구 각도는 이후 볼 수 없었다. 맥과이어는 이후 5월 5경기에서 1승, 6월 4경기에서 1승, 7월 4경기에서 1승을 챙겼다. 모두 한화전이었다. 한화전 외 승리를 챙기지 못한 맥과이어는 KBO 리그에서 살아 남지 못하고 떠났다.

현재까지 라이블리 흐름도 비슷하다. 한화전 완봉승을 거뒀고, 이후 등판에서 크게 부진했다. 완봉승을 거두며 다음 시즌 외국인 선발 한 자리를 예약한 듯했던 라이블리의 경기력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맥과이어 노히트노런 이후 상황을 보는 듯하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맥과이어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 정규 시즌 5경기를 치른 후에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 다시 부진에 빠졌다. 맥과이어는 KBO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많았다. 라이블리는 이날 입단 후 세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또한, 시즌 첫 홈구장 선발 등판 경기였다.

라이블리는 삼성이 긴 호흡으로 영입한 외국인 선발투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삼성은 라이블리를 충분히 검증해 재계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로테이션 변화가 없다면 라이블리는 오는 31일 잠실에서 열릴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나서게 된다. 새로운 검증의 시간이다. 

라이블리를 점검할 시간은 여전히 남아 있다. 라이블리가 제2의 맥과이어 데자뷔가 될지, 릭 밴덴헐크 이후 처음으로 두 시즌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은 첫 외국인 선발투수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티비뉴스 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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