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위권의 추격에 시달리고 있지만 SK는 여전히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이 높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산은 19일 인천에서 열린 SK와 더블헤더를 싹쓸이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제 선두 SK와 경기차는 2.5경기다. 더블헤더도 다 잡은 판에 느낌으로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는 격차다. 

전반적인 그래프에서 희비가 엿보인다. 8월까지만 해도 승률 0.650 언저리를 유지하던 SK는 9월 들어 급격한 하향세다. 반대로 두산은 끈질기게 추격하고 있다. 8월 12일 당시 3위 두산과 1위 SK의 경기차는 무려 8경기였다. 그런데 두산은 한 달 조금 넘는 사이에 5.5경기를 지웠다. 최상위권 판도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숫자는 다르게 말한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계산할 때,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5%도 안 된다. 2% 미만의 확률을 더블헤더 싹쓸이로 조금 올려놨을 뿐이다. 여전히 상황은 불리하다. 냉정하게 따지면 두산은 2위 수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확률이라는 친구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19일 현재 선두 SK는 84승52패1무(.618)를 기록 중이다. 최근 경기력과 성적이 모두 처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남은 경기가 7경기밖에 없어서다. SK가 남은 7경기에서 5할을 조금 웃도는 4승3패를 기록하면 2위 두산과 3위 키움은 절망적인 상황이 된다.

SK가 4승3패를 기록하면 두산은 남은 9경기에서 8승 이상을 해야 한다. SK가 3승4패를 해도 두산은 7승 이상, 키움은 남은 4경기 전승이 필요하다. 사실 9경기에서 7승2패도 쉽지 않다. 6할 이상의 승률로 시즌을 유지한 SK가 남은 7경기에서 3승4패를 기록할 확률도 어쨌든 떨어진다. 이 두 가지 낮은 확률을 조합하면 결론은 SK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은 말 그대로 기적이 필요하다. 물론 ‘미라클’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이 두산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라클’은 대개 경쟁자가 정상 범위에서 벗어날 때 이뤄진다. 두산이 아무리 잘해도 SK가 무게중심을 잡고 간다면 완성될 수 없다. 

SK는 5월 30일 리그 1위로 올라선 이후 단 하루도 이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5월 이후 1위가 아니었던 날은 단 5일뿐이었다. 운도 따랐지만 그냥 된 것은 아니었다. 자신들이 해왔던 것, 지금 성적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두산이 기적이라는 단어를 믿고 있듯이, SK는 스스로의 실력을 믿으면 된다. 

남은 일정이 아주 빡빡하거나 험난한 것도 아니다. 두산과 맞대결은 다 끝났다. 차라리 홀가분하다. 키움과도 딱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나머지 6경기는 올 시즌 SK가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했던 한화(2경기)·kt(1경기)·삼성(3경기)과 한다. 여전히 답답한 쪽은 2위권이다. SK 선수단이 지금처럼 쫓길 이유가 별로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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