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강인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수비 보완을 또 요구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화성, 이성필 기자] 국내에서 열린 A매치에 처음 선보인 이강인(18, 발렌시아CF)의 능력은 팬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상대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2위인 약체 스리랑카라고는 하지만, 개인기와 공간 이해 능력, 킥 능력은 일품이었다.

축구대표팀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리랑카에 8-0 대승을 거뒀다. 2승을 거두며 편한 마음으로 평양으로 향하게 됐다.

무엇보다 파울루 벤투 감독으로부터 선발 기회를 얻은 이강인의 활약이 주목받았다. 이날 이강인은 남태희(알사드)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됐다. 후방에 백승호(다름슈타트) 홀로 수비라인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했다.

이강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최우선수상(MVP)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하지만, A대표팀에서는 의구심이 있었다. 올 1월에야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1군 계약을 했고 새 시즌 시작 후 감독이 바뀌면서 조금씩 기회를 얻는 등 경기 경험 축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리랑카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김신욱(상하이 선화)-황희찬(잘츠부르크) 스리톱을 지원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이 북한전을 염두에 두고 결장, 비교되기에도 충분했다.

A매치 두 번째 출전이었지만, 이강인은 전반 10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정확한 전진 패스로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침투하는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수원 삼성)에게 배달했다. 이를 받은 홍철이 손흥민에게 연결해 쉽게 선제골을 넣었다.

2-0으로 앞선 20분에는 오른쪽 코너에서 황희찬을 향해 짧은 코너킥으로 도움을 기록했다. 약속된 플레이가 성공했고 환호했다. 대표팀에 왼발 옵션이 없지는 않지만, 단 두 번째 A매치에서 세트피스 키커를 맡긴 벤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전반 중반부터는 마르세유턴 등 개인기로 스리랑카의 압박을 풀어냈다. 관중의 함성은 자동 발사였다. 그만큼 이강인의 재치 넘치는 경기력이 인상적이었다는 뜻이다.

▲ 경기 종료 후 정우영, 김영권, 홍철, 이용(왼쪽부터)과 함께 관중에게 인사하는 이강인(가운데) ⓒ한희재 기자

벤투 감독은 "좋은 경기를 했다. 소속팀에서 자주 뛴 위치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기술적으로 출중한 선수다. 본인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했던 선수라고 본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10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칭찬과 함께 개선점을 제시했던 벤투 감독이다. 그는 "수비력에서는 보완할 점도 있다. 그런 부분들은 대표팀에서 함께 하는 시간에 최선을 다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며 수비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이는 발렌시아에서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이강인이 분명 기술, 패싱력은 뛰어나지만, 수비 가담 등은 다소 늦다는 약점이 있다. 혼자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스리랑카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벤투 감독은 "소속팀, 대표팀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자신이 뛴 위치에서 수비적인 능력이 많이 요구된다. 기술적인 부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표팀 발전을 위해서도 성장을 위해 돕겠다"며 다시 한번 '수비'를 강조했다.

물론 이강인이 나이를 먹으며 성장하는 선수라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벤투 감독은 "아직 어리다. 이런 (수비) 부분에 있어서 더 발전해야 한다.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니다. 소속팀에서도 지도자 성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좋은 선수가 되려면 기술만으로는 어렵다. 고른 성장이 필요하다"며 알아서 보완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했다.

스포티비뉴스=화성,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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