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왼쪽)와 마틴 스코세이지, 두 거장 영화감독의 작심한 마블 영화 비판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티이미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마틴 스코세이지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두 거장의 작심한 마블 히어로 영화 비판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포드 코폴라 감독은 프랑스 리옹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틴 스코세이지가 마블 영화가 영화(cinema)가 아니라고 했는데, 영화를 볼 때 뭔가를 배우길, 어떤 깨우침, 지식, 영감 같은 뭔가를 얻길 바라기에 그의 이야기는 맞다"라고 말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같은 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뭔가를 얻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마틴(스코세이지)은 친절해서 영화가 아니라고 한거다. 그는 내가 말하는 것처럼 비열하다(despicable)고는 하지 않았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대부' 시리즈와 '지옥의 묵시록' 등을 만든 올해 80살의 거장이다.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게티이미지

그의 발언은 앞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마블 영화 비판에 이어 나왔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최근 마블 영화에 대해 영화에 대한 "침략(invading)"이라는 표현을 쓰며 "테마파크를 닮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달 초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현 마블 영화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다며 "하지만 그건 영화(cinema)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건 배우들이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게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테마파크와 가까워 보인다. 그건 인간이 감정적 정신적 경험을 다른 인간에게 전하려 애쓰는 영화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게티이미지
올해 77살인 '좋은 친구들',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등을 연출했으며 넷플릭스 영화 '아이리쉬맨' 공개를 앞뒀다. 그는 최근 런던국제영화제에서도 노나 바움벡, 웨스 앤더슨,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등을 "극장들이 내러티브가 있는 영화(cinema)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극장은 테마 파크와 놀이공원과 코믹북 영화들을 주로 지원한다. 그것들이 극장을 점령하고 있다"면서 "극장들은 그런 영화를 상영할수 있다. 문제는 없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영화의 개념이 되면 안된다"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마블 영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두 거장의 날선 비판에 마블영화에 참여한 감독, 배우들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은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다. 그는 "많은 우리 할아버지들이 갱스터 영화는 다 똑같다며 '비열하다'고도 했다. 또 어떤 증조할아버지들은 서부이 다 똑같다며, 존 포드나 샘 펙킨파, 세르지오 레오네가 다 똑같다고 했다. 내가 '스타워즈'에 열광하자 2001년에 봤는데 지루하다던 어르신도 있었다. 수퍼히어로 영화는 오늘날의 갱스터 영화이자, 카우보이 영화이자, 스페이스 어드벤처다. 어떤 슈퍼히어로 영화들은 끔찍하지만 아떤 영화들은 아름답다. 서부극이나 갱스터 영화처럼 말이다. 그냥 영화(Movie)"라고 응답했다. 제임스 건 감독은 또 "모든 사람이 (슈퍼히어로 영화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심지어 어떤 천재들도 말이다. 그래도 됀찮다"고 덧붙였다.

▲ 배우 마크 러팔로 ⓒ게티이미지
'윈터솔져'로 사랑받은 배우 세바스찬 스탠은 코폴라 감독의 발언이 나온 다음날 한 행사에서 팬들을 만나 "그(코폴라)는 나의 영웅 중 한 명이었다. 그 말을 듣고 여러분들과 하루를 보냈다"면서 "사람들은 내 윈터솔져 캐릭터에 감사하다면서 (마블) 영화들이 내 삶에 도움도 주고 영감도 줬다, 기분이 좋다, 전보다 덜 외롭다고 하는데 어째서 이 영화들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나"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헐크' 마크 러팔로는 SNS를 통해 "에전에는 사람들이 록앤롤이나 힙합은 음악이 아니라고 했고 비열(despicable)다고도 했다"고 꼬집었다.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왼쪽)와 마틴 스코세이지, 두 거장 영화감독의 작심한 마블 영화 비판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진은 '어벤져스:엔드게임' 프리미어.  ⓒ게티이미지
할리우드의 막강한 자본이 들어간 거대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북미는 물론이고 전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거대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영화들이 국적을 불문하고 극장가를 점령했고, MCU 외에도 이밖에도 수많은 슈퍼히어로 영화가 박스오피스의 대세가 됐다. 

특히 MCU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2019, 2위), '블랙팬서'(2018, 4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2018, 5위), '어벤져스'(2012, 8위) 등 무려 4편이 역대 북미 박스오피스 10위권에 포진하며 박스오피스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전세계 기준으로도 27억9700만 달러를 벌어들인 1위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비롯해 10위권 중 4개 작품이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일 정도다. 이 가운데 '로건'과 '블랙 팬서'는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아카데미상 후보작에 지명되기도 했다. 특히 올해에는 '블랙 팬서'가 코믹스 원작 히어로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음악상, 의상상, 미술상 등 3관왕에 올랐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