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은은 지난 4일 롯데와 2년 총액 11억 원에 FA계약을 맺었다. 현재는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에서 윈터리그를 치르는 중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롯데가 지성준과 내야수 김주현을 데려오면서 한화에 내준 선수는 선발 장시환과 신인 포수 김현우. 이 트레이드 카드는 지난 4일 만들어졌다.

이날 노경은과 FA 계약(2년 11억 원)이 트레이드 시발점이었다. 지난 시즌 롯데는 외국인 투수와 김원중, 장시환, 서준원,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온 박세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노경은이 합류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여유가 생겼고 롯데는 이 가운데 장시환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기로 했다. 장시환은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올 시즌 기량이 만개했다. 선발투수에 대한 수요는 확실했다. 롯데는 국내 선발이 가장 간절한 한화에 접근했다. 마침 장시환이 천안북일고 출신이라는 점도 한화엔 매력적이었다.

이번 트레이드는 단순히 포수 영입에서 끝나지 않다. 롯데는 포수를 해결하면서 외국인 타자를 포수에서 내야수로 선회했다. 롯데가 가장 바랐던 시나리오다. 영입이 확정된 딕슨 마차도는 롯데가 찾던 수비형 유격수로 2루로 옮기는 신본기와 키스톤을 이룬다. 올 시즌 실책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은 상태에서 센터라인을 수비 중심으로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더불어 안치홍, 오지환, 김선빈 등 내야수 FA보다 내부 FA 전준우와 협상에 더 무게를 실을 수 있게 됐다. 성 단장이 부임 초기 강조한 프로세스가 맞아떨어지는 흐름이다.

롯데는 그간 육성과 투자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숲보다 나무를 봤고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꾀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마치 퍼즐처럼 들어맞는 이번 스토브리그 초반 행보가 신선하고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리그 내 한 관계자는 21일 롯데가 지성준 트레이드를 발표하고 마차도까지 영입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굉장히 철저히 준비한 것 같다"며 "우리가 알던 롯데 맞느냐"라고 놀라워했다. 롯데 내부 분위기도 같다. 롯데 관계자는 "이지영을 영입하지 못했을 때, 예전이었다면 동요했을 텐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철저한 대안을 마련해 둔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내부 FA 전준우, 손승락, 고효준과 협상을 앞두고 있다. 구단 내부적으로 세 선수에 대한 전략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전준우와는 한차례 만나 분위기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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